의사가 피부암을 점으로 착각…전문의보다 의원 '10배' 많더니 결국

4 days ago 15

피부진료 표방 의료기관 10곳 중 9곳
전문의 아닌 일반의·타과 의사 진료
피부과 전문의 2900여명…의원은 3만여곳?
비전문의도 '피부과' 표기하는 경우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국에서 피부 진료를 표방하는 의원급 의료기관 10곳 중 9곳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일반의, 타과 전문의)가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부과학을 전문으로 배우지 않는 의사들이 피부 진료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피부암을 단순 점으로 오진하거나 시술 부작용 사례도 늘고 있다는 피부과 의사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29일 "피부미용 시술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해부학적 지식이 필수적인 의료행위"라며 포털사이트 검색 구조 혁신, 병의원 외부 간판 표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국내 피부과 전문의는 2950명이다. 반면 피부 진료를 표방하는 동네 의원은 3만여 곳에 다다랐다. 10명 중 9명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다. 미용시술 후 부작용 비중 역시 일반의(86.46%)가 피부과 전문의(11.54%)보다 7.7배 더 많았다.

피부과 전문의는 간판에서 구별할 수 있다. 국내 피부과 전문의는 동네 의원을 열 때 '○○○피부과의원'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 전문의가 아닌 의사는 '○○의원' '○○에스테틱' '○○스킨클리닉' 등과 함께 '진료과목 피부과'를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동네 의원은 '진료과목 피부과'에서 '진료과목'을 매우 작게 표기하고 있다. 또 포털사이트에서 '피부과'로 검색했을 때 피부과 전문의와 비전문의가 운영하는 동네 의원이 모두 검색돼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의사회는 포털사이트에서 '피부과'로 검색했을 때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피부과의원부터 검색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기준 새로 개설한 의원(1차 의료기관) 중 '진료과목 피부과'가 전체 진료 과목 중 가장 많았다. 새로 개설 의원 421곳 중 피부과는 146곳이었다.

문제는 일반의가 미용 시술한 후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피부질환을 오진해 병을 키우는 사례가 적잖게 집계된다는 점이다. 피부암을 단순 점으로 오인해 레이저로 지져 없애려 하다가 피부암이 계속 자라나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사례도 있다. 레이저 시술 후 바이러스에 감염돼 피부염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와 관련해, 의사회는 "선진국 사례처럼 의대 졸업 후 2~3년간 임상 수련을 거친 의사에게만 독립 진료권을 부여하는 '개원 면허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회는 "비전문의 의원의 외부 간판에 피부과 표기를 제한하거나 식별력을 높일 정비가 필요하다. 포털사이트의 검색 구조도 혁신적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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