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공개 땐 고위험 진료 기피 수술 난도-환자 중증도 등 살펴야 의사 단체에 자정 권한 부여해야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최근 의료사고로 형사처벌을 받은 의사의 이력을 환자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두고 환자의 알 권리와 고위험 진료 위축 가능성 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동아일보DB 홍은심 기자 의료사고로 형사처벌을 받은 의사의 이력을 환자에게 공개해야 할까. 최근 의료계와 환자 단체가 이 문제를 놓고 거세게 맞서고 있다. 논쟁의 중심에는 이소희 의원(국민의힘)이 있다. 의료사고 피해 경험이 있는 이 의원은 의료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료인의 형사처벌 이력을 환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을 거쳐 의료인의 과실이 확정된 경우가 대상이다. 현행 의료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료인은 원칙적으로 면허취소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의료행위 중 발생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예외다. 수술이나 진료 과정의 과실로 환자가 죽거나 다쳐 금고 이상의 형을 받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의사 면허가 취소되지는 않는다. 의료계는 어려운 수술을 많이 경험해야 의사도 숙련되고 결국 좋은 외과의가 된다고 말한다. 많은 수술 경험이 의사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환자는 의사의 숙련 과정에 필요한 ‘재료’가 아니다. 한 번의 잘못된 수술로 목숨을 잃거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의료사고 한 건이 의사의 실력을 말해줄까 의료계의 반론에도 일리가 있다.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산부인과처럼 중증 환자와 고위험 수술을 많이 다루는 의사는 의료사고와 분쟁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보건복지부도 일률적인 공개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의료사고마다 과실의 정도와 사고가 발생한 과정이 다른데 형사판결 이력만 공개하면 ‘위험한 의사’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중증·응급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의사들이 위험한 진료를 피하면서 필수의료 기피가 심해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의료사고를 어디까지 의사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확정됐다는 것은 법원이 의료인의 주의의무 위반과 책임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 사건에서 형사책임이 인정됐다는 사실이 곧 현재 그 의사의 실력이나 진료의 위험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사고에는 의료진의 판단뿐 아니라 인력과 협진, 응급 대응 등 의료...
의료사고 이력 공개 딜레마… 환자는 의사의 무엇을 알아야 하나[홍은심 기자와 읽는 메디컬 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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