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는데도 기업대출 금리는 연 3%대로 떨어지는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이 규제에 가로막힌 가계대출 대신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에 팔을 걷으면서 기업대출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 금리는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도 낮아졌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9월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99%다. 두 달 연속 하락해 2022년 6월(연 3.84%) 이후 3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 3%대에 진입했다. 대기업 대출금리가 연 3.91%,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연 4.05%로 내려왔다. 이례적으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연 4.08%)보다 더 낮아졌다.
기업은 당분간 더 싼 비용으로 자금을 빌리는 ‘금리 쇼핑’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 7~9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현황에 따르면 1~3등급 중소기업(부도율 0.75% 이하) 무담보 신용대출 금리는 연 3.52~3.91%를 기록했다. 지난해 10~12월(연 4.14~4.79%)보다 0.6~0.8%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은행들이 4분기 들어서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가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에도 금리 하락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대출 금리 역주행은 상승 중인 시장금리와 정반대 흐름이다. 이날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연 2.79%로 올해 최저점을 찍은 8월 14일(2.49%) 이후 0.3%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기업대출 확대 경쟁이 불붙으며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가계대출 영업이 막히자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생산적 금융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도 적극 내비치고 있다.
은행마다 생산적 금융 경쟁에 뛰어들면서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총 675조8371억원으로 9월 말보다 4조7494억원 증가했다.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하반기 들어서만 11조7503억원 불어났다. 시중은행 기업여신 담당 임원은 “우량한 중소기업은 이제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를 비교해가며 자금 조달 전략을 짜고 있다”며 “오랫동안 관계를 맺은 주거래은행이라도 금리가 약간만 높으면 다른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을 급격히 늘리는 과정에서 부실 자산이 함께 증가해 은행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평균 0.42%로 2018년 1분기(0.48%) 후 7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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