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시작한 가운데, 후보들은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이번 조기 대선이 '탄핵 대선'이라는 한계를 깨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안타깝게도 저를 제외한 다수 후보가 '윤심팔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민심이 윤심보다 딱 5천만 배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정복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잊자"며 "(국민의힘 일각에서) '윤 어게인'이라는 말로 자위하며 과거 속에서 살고 있다. 언제까지 과거에 매여 미래를 망치는 자해 행위를 할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탈당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어떤 경우든 윤 전 대통령을 잊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후보들 역시 윤 전 후보와의 관계 재설정에 나섰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형사 재판 중"이라며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가 정리될 것이다. 시간을 좀 두고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14일 CBS 라디오에서 "지금의 탄핵은 윤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탄핵"이라며 윤 전 대통령과 당을 분리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에 대해 "당신이 알아서 하셔야 한다"며 "당내에서 탈당 요구가 비등해진다면 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