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미국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수출한 폐암 신약 제품군의 투약 편의성을 대폭 향상할 길이 유럽에서 먼저 열렸다.
존슨앤드존슨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진행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폐암 신약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SC) 제형을 승인받았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정맥주사(IV)를 통해 약 5시간 걸리던 리브리반트 투약은 SC 방식으로는 5분 이내로 단축된다. 실비아 노벨로 이탈리아 토리노대 의대 교수는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기존 IV와 마찬가지의 약효를 기대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리브리반트는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에 기술수출한 폐암 신약 렉라자와 병용 요법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렉라자는 지난해 8월 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경구 투여된다.
리브리반트 SC 제형은 기존 제형보다 약효도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약 12개월 후 환자 생존율이 65%로 IV(51%)보다 높다는 사실이 임상적으로 증명됐다. 또 주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인 주입 관련 반응(IRR)도 IV의 20% 수준에 그쳤다.
SC 제형의 미국 허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존슨앤드존슨은 FDA에서 리브리반트 SC 제형의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추가 임상이 필요한 사항이 아니라 제조시설 문제라고 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는 기존 폐암 표준치료에 사용되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비교해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을 최소 1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가 본격 상용화되면 연 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