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준석·한동훈과 함께 해야"…국힘 원로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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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0.13 16:09 수정2025.10.13 16:09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원로들이 장동혁 지도부에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한동훈 전 대표 등을 아우르는 '보수 대결집'을 당부했다. 또 '윤어게인' 등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창하는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과 결별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정의화 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모처 한 식당에서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무너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유승민, 이준석, 한동훈 등과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용광로 같은 화합 정치를 이루길 바란다"고 했다.

정 회장은 "국정감사가 끝나면 부정선거나 '윤어게인' 같은 낡은 의제와 결별하고 국가 미래 비전 제시에 전력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우리 당은 철저히 변해야 한다. 당이 정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낼 만큼 민주적 정당이었는지, 권력을 누리고자 계파를 만들고 분열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여당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의회 운영으로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져버렸고 이제는 사법부를 겁박해 삼권분립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들을 절대다수로 만든 건 과거 안하무인 자세를 보인 보수당 잘못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고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대표는 "당이나 국가 상황 자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비상한 상황 같다"며 "어려운 시기에 당 대표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여러 경험과 지혜가 부족하다. 상임 고문님들이 가지고 있으신 좋은 말씀을 마음에 잘 담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화합의 정치를 주문한 정 회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의견도 나왔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의 고문이라는 사람들이 대안과 의제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통합을 가장한 이합집산만 종용해왔기 때문에 당이 이 모양 이 꼴인 것"이라며 "사람이 표를 가져온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당성을 회복하고 이념 기치, 노선 투쟁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모든 개혁의 시작"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누구누구를 품어야 선거에서 이긴다' 따위의 철 지난 이야기로 당의 정체성을 흩트리는 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라며 "중도는 개나 주고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만 바라본 민주당은 집권하고 어설픈 통합론만 외친 국민의힘은 실권했다. 그런데도 깨닫는 게 없다면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없는 것이다. 당을 위해 귀한 조언을 해준 마음은 감사하나, 구시대 담론 설파보단 새로운 세대를 위해 공간을 열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진정 고문다운 역할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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