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유럽 정상들 앞에서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 말고 어떤 나라도 그린란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무력 사용은 배제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으로 80년가량 이어진 ‘대서양 동맹’과 안보의 핵심 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흔들린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대가 받아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 대해 직설적이고 모욕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 연설 시작부터 “청중 가운데 많은 친구와 소수의 적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며 “여러분의 고향도 우리의 방식(반이민 정책)을 따라 훨씬 나아질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위대한 강대국이며,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며 2차 세계대전에서 “우리가 없었더라면 지금쯤 여러분 모두 독일어를 말하고 있을 것이고, 아마 일본어도 조금은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지난해 자신을 가정을 지키는 ‘아빠’에 비유한 것을 다시 언급하며 조롱하기도 했다.
그린란드와 관련해선 미국이 희토류를 원해서 가지려 하는 게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 가지려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후 그린란드를 신탁통치하던 미국이 보유했어야 했다”며 “유럽 국가들 역시 수많은 영토를 획득해 왔고 거기에는 잘못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나토에 위협이 되지 않고 오히려 동맹 전체의 안보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2차 대전이 일어났을 때 덴마크를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지켜줬다며 그린란드의 미국 병합에 반대하는 덴마크를 향해 “배은망덕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비용을 미국이 사실상 100% 내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면서 “우리가 나토에서 얻은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몫을 또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어 그 대가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그린란드의 완전한 소유권과 권리”라고 했다. “방어를 위해서는 소유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유럽 “제국주의 야망” 비판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도 유럽을 몰아세웠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우리는 현상 유지를 위해 다보스에 가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간다”며 “‘미국 꼴찌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끝났다는 것을 선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보스에 먼저 도착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그린란드와 추가 관세 문제에 대한 유럽의 반응을 ‘히스테리’로 깎아내리며 “심호흡 한번 하라”고 말했다.
유럽 정상들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세계 곳곳에서 다시 제국주의적 야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르트 더베버르 벨기에 총리도 “우리는 함께 서거나 분열될 것”이라며 “분열된다면 80년간의 대서양주 시대가 진정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괴물이 되고 싶은지 아닌지는 그(트럼프)가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그린란드 갈등의 당사국인 덴마크는 이번 포럼에 불참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김주완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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