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에 입점한 패션·잡화 브랜드들이 유동성 우려에 홈플러스의 정산 체계를 벗어나 잇달아 ‘자체 정산’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매출이 최근 급감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삼성물산 패션 부문 브랜드인 에잇세컨즈, 아가방, 이랜드의 아동 브랜드 치크, 신발 멀티숍 에스마켓 등 홈플러스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자체 정산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홈플러스 입점 업체는 크게 고정된 임차료를 내는 방식(임대갑)과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내는 방식(임대을) 중 하나를 택해 들어온다. 임대을 입점사는 홈플러스에 먼저 매출을 전달한 뒤 수수료 등을 뺀 정산금을 받는다. 카드결제단말기(POS)도 홈플러스가 제공하는 POS를 사용해왔다.
자체 정산을 택한 업체는 수수료, 관리비 등을 뗀 뒤 홈플러스에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POS도 자체 기기로 바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계약 방식 변경을 두고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며 “일부 업체가 협의 도중 먼저 자체 정산 체계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산 체계가 바뀌자 홈플러스 매출은 감소했다. 입점사들이 자체 POS를 사용하면 해당 브랜드에서 발생한 매출은 홈플러스 매출로 산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자체 정산 전환이 시작된 4월 첫째 주 홈플러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55% 감소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