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안 좋은 습관이 있는데….”
창원 LG는 지난 18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1라운드 홈 경기에서 75-64로 승리했다.
위기 끝 반등 시작을 알린 하루였다. LG는 ‘LG답게’ 수비로 승리했다. 또 직전 안양 정관장전에서 ‘유도훈의 늪’에 빠져 크게 무너진 경기력을 순식간에 끌어올린 기회가 되기도 했다.
‘파라오’ 아셈 마레이에게도 특별한 하루였다. 그는 31분 43초 출전, 28점 20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 괴력을 발휘했다. 삼성은 마레이를 상대로 최대한 일대일 수비를 펼쳤지만 그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조상현 감독은 “항상 믿는 선수다. 마레이가 한 경기 흔들렸다고 해도 문제는 없다. LG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선수다. 마레이가 공격과 수비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될 수 있다. 지금처럼 계속 믿을 것이다”라고 신뢰했다.
마레이는 “연패는 절대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 삼성은 강한 팀이며 기술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팀을 상대로 승리해 기쁘다. 또 아들의 생일이었기에 기쁨이 두 배”라고 이야기했다.
마레이는 정관장전 패배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는 25분 15초 출전, 2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로 부진했다. 조니 오브라이언트와의 매치업에서 완전히 밀리며 LG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특히 마레이가 기록한 2점은 올해 1월, 서울 SK전 무득점 이후 최저 득점이기도 하다. SK전 때는 1분 2초 만에 부상 아웃, 득점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정관장전 2점은 굴욕적인 결과였다.
마레이는 “내게 좋지 않은 습관이 있다. 공격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동적인 자세로 나설 때가 있다. 그게 정관장전 때 나왔다. 공격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삼성전 때는 그런 모습 대신 공격적으로 나서려고 노력했다. 더 공격적이었고 더 적극적이었다. 득점도, 패스도 모두 하려고 했다. 그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마레이를 일대일로 막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마레이로부터 파생되는 외곽 찬스를 막으려고 했다. 하나, 그 누구도 마레이를 제어하지 못했다. 김효범 감독은 “마레이를 일대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28점 20리바운드를 내준 게 아쉽다”고 밝혔다.
마레이는 “내게 있어 또 다른 나쁜 습관은 더블팀이 올 거라는 생각이 들면 패스를 너무 빨리하거나 수동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이 일대일로 막는 걸 보고 더 적극적으로 붙게 되는 동기부여와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KBL 최고의 리바운더라는 명성대로 공격 리바운드만 무려 13개를 기록했다. 마레이는 전체적인 높이가 낮은 삼성의 골밑을 지배했고 이를 이용,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얻었다.
마레이는 “리바운드는 결국 마인드다. 공격적인 마인드로 나섰기에 공격 리바운드도 할 수 있었다. 반드시 리바운드하려는 생각이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유투에 있다. 마레이는 KBL에 입성한 후 50%대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슈팅 거리가 짧은 그에게 있어 또 다른 약점은 바로 자유투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마레이는 80.0%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이제는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됐다.
마레이는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기술적인 부분, 또 하나는 정신적인 부분이다. 기술적인 건 자유투 연습 때 왼손 개입을 최대한 많이 줄였다는 것이다. 오른손이 편하게 뻗어나갈 수 있는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다. 루틴 변화는 크지 않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실수에 두려워하지 않고 던지자고 마음먹었더니 개선된 것 같다. 앞으로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흐름을 잘 가져가고 싶다”고 바라봤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