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내렸지만 먹거리 가격 ‘쑥’…“이달 물가 3.2%, 8월 고점 찍을 듯” [물가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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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문가 11명 대상 설문조사
유가 내렸지만 물가 '꿈쩍'…반영 시차 영향
8월 고점 후 둔화 전망…연간 물가 2.7% 유지
관세·환율·AI 투자까지…하반기 물가 변수 산적

  • 등록 2026-06-29 오전 5:00:05

    수정 2026-06-29 오전 5:00:05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중동 긴장 완화로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지속할 전망이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며 수입물가 부담이 커지고 국제유가 급등 여파가 외식과 주거비 등 서비스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2% 올라 두 달 연속 3%대 물가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분간 3% 안팎의 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으로 유가 안정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9월 이후에야 하락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국제유가 내려가는데…고환율·서비스물가가 버텼다

이데일리가 오는 2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1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이번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중간값)는 전년 동월 대비 3.2%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1~2월 2.0%를 유지하다가 3월 2.2%, 4월 2.6%, 5월 3.1%로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전망대로 6월에도 3.2%를 기록하면 두 달 연속 3%를 이어가는 셈이다.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는 것은 2024년 2월(3.1%)~3월(3.1%) 이후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했지만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통상 유가 변동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 수개월의 시차가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입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정으로 국제유가 상승세는 진정되고 있지만 신선식품 가격 상승 등이 물가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예상보다 빠르게 낮아졌지만 국내 반영에는 시차가 존재한다”며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물가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계란 등 축산물과 내구재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있고, 외식과 집세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석유류 가격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서비스물가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3% 물가 당분간 이어진다”…9월 이후 2%대 둔화 전망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중간값)는 2.7%로 한 달 전과 같았다. 이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7~8월에도 3% 안팎의 물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현재와 같은 안정 흐름을 유지할 경우 9월 이후 2%대로 점차 둔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7~8월에는 3% 초반의 물가가 이어지다가 9월부터 유가 안정 효과가 반영되며 2%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도 “8월께 3.3% 내외에서 고점을 형성한 후, 빠르면 9월부터 2% 후반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물가의 핵심 변수는 국제유가보다는 환율과 서비스물가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임금과 주거비, 외식·의료·여가 등 노동집약적 서비스 가격은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아 에너지 가격이 안정돼도 물가 하락 속도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와 재차 나타날 수 있는 관세 이슈 등이 중요할 것”이라며 “환율 안정 여부와 정부의 재정정책 방향성에 따른 물가 압력도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상승도 새로운 물가 변수로 거론됐다. 조준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수요 증가가 자본재와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기존 공급망 병목까지 겹칠 경우 구조적인 물가 상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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