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사원증에 가짜 검찰 신분증까지…현금·골드바 뜯은 피싱 조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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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주식 전문가 사칭해 리딩방 유인…증권사 직원 행세해
“범죄 연루” 겁준 뒤 골드바 구매 지시…종로 금은방서 검거
현금은 상품권으로, 골드바는 USDT로…피싱 자금세탁 진화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 수거책으로부터 압수한 시가 4억8천만원 상당의 금괴 2kg.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 수거책으로부터 압수한 시가 4억8천만원 상당의 금괴 2kg. 서울경찰청 제공

투자 리딩방과 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들로부터 현금과 골드바를 수거한 일당 10명이 모두 구속됐다. 이들은 증권사 직원이나 검찰 관계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현금과 골드바를 직접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투자 리딩방 사기 및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골드바 수거책 10명을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필리핀 등 해외에 거점을 둔 투자 리딩방 조직과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각각 지시를 받아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1차 2차 3차 수거책으로 역할을 나눠 움직였다. 1차 수거책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현금이나 골드바를 받아냈고, 2차 수거책은 이를 다시 넘겨받아 경찰 추적을 피하는 구조다. 3차 수거책은 상품권 업자나 금은방 등을 통해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역할을 맡는다.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은 유명 주식 전문가를 도용한 유튜브 방송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이후 “우량주 투자로 수익률 500%를 보장한다”며 네이버 밴드로 피해자들을 초대했고, 금융당국 모니터링을 피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증권사 직원을 사칭한 수거책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피상 조직 수거책이 피해자들에 접근할 때 사용한 증권사 직원 사칭 위조 신분증. 서울경찰청 제공

피상 조직 수거책이 피해자들에 접근할 때 사용한 증권사 직원 사칭 위조 신분증. 서울경찰청 제공

수거책들은 정장을 입고 위조한 증권사 사원증을 보여주며 실제 증권사 직원처럼 행세했다. 허위 출자증서와 가짜 투자 앱 화면까지 활용해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수거책 7명이 피해자 5명으로부터 받아낸 현금은 3억8520만원에 달했다. 범죄수익금은 2차 수거책을 거쳐 상품권 업자인 3차 수거책에게 전달됐고, 상품권으로 세탁된 뒤 피싱 조직으로 넘어갔다.

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여 골드바를 구매하게 했다. 검찰을 사칭한 이들은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남은 자산 보호를 위해 골드바를 구매하라”고 피해자들을 압박했다. 수거책들은 서울 종로 금은방 밀집 지역에서 가짜 검찰청 신분증을 제시해 피해자 3명으로부터 시가 11억8000만원 상당의 골드바 6개를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골드바를 되팔아 가상자산인 USDT(테더)로 바꾼 뒤 해외 피싱 조직에 송금하고 수수료 18%를 챙겼다. 경찰은 서울 종로 금은방 밀집 지역에서 골드바를 주고받으려던 1차 2차 수거책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골드바를 넘겨받은 금은방 업자도 3차 수거책으로 보고 붙잡았다. 범행 후 해외로 도주하려던 수거책을 인천공항에서 붙잡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10명에게 범행을 지시한 해외 조직도 추적 중이다.

피해자들은 주로 50~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피싱 범죄 수법에 대한 최신 정보가 부족하거나 스마트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범죄 조직이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으로 주식 투자를 해야 한다’거나 ‘검찰청이 자산 보호를 위해 골드바를 예치해 준다’는 요구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며 “국가기관이나 금융·증권사가 현금이나 골드바를 직접 받아가는 경우는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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