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처한 건설업, 과도한 규제 손보고 기술투자 지원을”

1 day ago 9

본보-채널A ‘제43회 동아 모닝포럼’
“경기위축-생산성 저하로 한계 상황… SOC 추경 과감히 늘려 체력 보강을
디지털 전환으로 상품 고도화… 사고-비용 줄이고 생산성 강화를”

“현재 국내 건설업은 경기 위축과 생산성 저하가 겹쳐 한계에 다다른 상황입니다. 공공에서 사회기반시설(SOC) 추경 예산을 편성해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오랫동안 고착화된 규제는 현실에 맞게 바꿀 시기입니다.”(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

“디지털전환(DX)은 건설업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방안이지만 (개별 회사의) 도입 수준은 100을 기준으로 30 정도인 과도기 상태입니다. 내부 저항을 최소화하고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박영준 현대건설 스마트건설연구실장)

동아일보와 채널A는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건설산업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조건’을 주제로 제43회 동아 모닝포럼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건설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단기적 수요 진작책으로 체력을 보강한 후 성숙기에 걸맞게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위기 처한 건설업 살려야”

동아일보와 채널A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건설산업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43회 동아 모닝포럼을 개최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이날 발표에서 “국내 건설산업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동아일보와 채널A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건설산업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43회 동아 모닝포럼을 개최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이날 발표에서 “국내 건설산업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날 ‘최근 건설산업 현황과 활력제고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전 실장은 건설업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 부실 확률은 2019년 3.3%에서 매년 올라 2024년 6.1%까지 올랐다. 3월 국내 매출 1000대 기업 재무담당자를 설문한 결과, 건설업체의 50%가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석유화학(33.3%), 식음료(25.0%) 등 다른 업종보다 악화 답변 비중이 크게 높았다.

국내 건설업 침체 원인으로는 전체 수주액 중 민간 비중이 70% 수준까지 오른 구조를 지목했다. 민간 수주 비중이 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공사비 인상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전 실장은 “매출 증가율은 높았지만 이자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부채 비율과 차입금은 증가하는 등 재무 구조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전 실장은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고비를 맞은 건설업에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5%를 달성하려면 SOC 추경 예산이 3조 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1999년 이후 26년 동안 바뀌지 않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을 개편해 지방에 필요한 사업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건설 규제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디지털전환 등 자구 노력도 필요”

이어 박문서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이익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 박영준 현대건설 스마트건설연구실장,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왼쪽부터)이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어 박문서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이익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 박영준 현대건설 스마트건설연구실장,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왼쪽부터)이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날 열린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모두 국내 건설업이 양적으로 성장하기 힘든 시기를 맞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좌장을 맡은 박문서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부회장)는 “건설업이 체질 개선을 필요로 하는 변곡점을 맞았다”며 “지금 설정한 방향성에 따라 미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익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장은 “2023년 전국 건축 착공 면적은 약 1억5000만 ㎡로 2015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는데, 건설업체는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건설 수요인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신성장 동력을 찾아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체질 개선 방법으로 디지털전환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예컨대 디지털 건물 모형을 만들어 안정성을 검토하거나, 고위험 작업은 드론이나 로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안전 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비용을 낮춰 생산성을 높이는 식이다.

박영준 현대건설 실장은 “건설업 내부에서 사고를 전환해야 안전과 현장 인력의 고령화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이 기술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세계 건설 시장은 매년 6%씩 성장하지만 중국, 터키 등 다른 국가 대비 가격 경쟁력이 밀리는 상황”이라며 “디지털전환으로 상품 고도화에 나서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은 “안전사고, 불공정거래 등 건설업을 대상으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건설업에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부정적인) 건설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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