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지친 마음을 달래려 떠난 여행길에서조차 스마트폰의 차가운 불빛과 일상의 숨 가쁜 소음을 내려놓지 못하게 된 것은. 자극과 피로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의 모든 주파수를 끄고 대자연 속에 온전히 나를 안기는 ‘다정한 고립’일지도 모른다. 여기, 아마존보다 훨씬 먼저인 1억3000만 년 전부터 생명의 맥박을 이어온 거대한 세계가 있다. 짙푸른 남중국해와 초록빛 원시림이 맞닿아 태고의 신비를 나지막이 속삭이는 곳. 말레이시아 보르네오가 건네는 깊고 푸른 위로다.
첫 번째 여정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비행기로 50분, 보르네오의 심장인 다눔 밸리로 향한다. 활엽수들이 아파트 15층 높이로 솟구친 이 수직의 정글에서는 와이파이 신호 대신 새들의 주파수에 귀를 기울이는 사치를 누릴 수 있다. 다눔 밸리에선 오랑우탄과 눈을 맞추고, 거목에 올라 정글을 내려다보는 웅장한 체험이 기다린다. 거친 탐험 뒤엔 칠흑 같은 밤 정글을 누비는 진귀한 보물찾기가 기다린다. 숲의 주인들에게 사부작 다녀가는 조용한 손님이 될 기회다.
100m 높이에 육박하는 거목들이 푸른 지붕을 이룬 이곳은 세계 탐조인이 평생을 그리워하는 ‘꿈의 성지’이자 새들의 거대한 전당이기도 하다. 코뿔새의 초연한 날갯짓과 물총새의 노랫소리를 가만히 좇다 보면, 왜 이곳이 지구상 가장 경이로운 섬이라고 불리는지 비로소 온몸으로 느껴진다.
또 다른 여정은 코타키나발루 해안 너머, 딥테로카프 원시림이 남중국해를 품은 가야 아일랜드로 이어진다. 도심 공항에서 단 한 시간 만에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완벽하게 통제된 원시 자연으로 순간 이동하는 셈이다. 카약을 타고 빽빽한 나무 터널을 지나면 폐부 깊숙이 맑은 산소가 가득 찬다. 맹그로브 야생에선 무해하고 다정한 자연의 품에 오롯이 안길 수 있다. 요트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서 독차지하는 세상 끝의 석양은 비현실적인 장관을 선사한다.
지금도 뜨겁게 박동하는 말레이시아의 원시림, 가늠조차 되지 않는 거대한 시간의 층위로 떠나보자. 도심 소음에 지친 우리의 마음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느린 낙원’의 세계로.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9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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