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변색돼 멀리서 보면 숫자 드러나
트럼프 반대 메시지로 해석돼 논란
미 당국, 현장 수습 후 기물 파손 수사
워싱턴DC 내셔널 몰 잔디밭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의미하는 숫자 ‘8647’이 거대하게 그려진 것이 발견됐다. 숫자 ‘86’은 미국 식당 업계에서 특정 메뉴의 주문을 취소하거나 진상 손님을 내쫓는다는 의미의 은어로 자주 사용되며, ‘47’은 제47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지칭한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14일)을 맞아 UFC 경기로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숫자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기념탑 꼭대기에서 촬영된 실시간 웹캠 이미지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기념비 동쪽 내셔널 몰의 넓은 구역에 걸쳐 잔디가 누렇게 변색돼 이 숫자가 나타났다. 이 자국이 언제 처음 생겼는지는 불분명하며, 지난 6월 5일 게티 이미지가 촬영한 내셔널 몰 사진에서는 이 숫자가 보이지 않았다.
11일 오후 지상에서는 이 숫자를 쉽게 알아보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후 1시경 미 육군 ‘골든 나이츠’ 낙하산 팀이 내셔널 몰에 착륙하는 동안 여러 대의 비상 차량이 주변 구역을 통제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폭력이나 암살 문화를 조장하거나 지지하는 모든 사람은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과 연방수사국(FBI)은 해당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며,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공원경찰대로 답변을 넘겼다. 법 집행기관의 한 소식통은 CNN에 당국이 용의자를 특정하면 비밀경호국이 공원경찰대와 협력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원경찰대 대변인은 잔디 변색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검사를 위해 샘플을 채취했다고 밝혔다. 어스캠(EarthCam)이 제공한 타임랩스 영상에서도 며칠에 걸쳐 ‘8647’이라는 숫자가 내셔널 몰 잔디 위에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내셔널 몰을 관리하는 내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자국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정신 나간 기물 파손 행위”라고 규정했다. 대변인은 “대통령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내무부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공원경찰대는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가해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647’이라는 숫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나타내는 일종의 암호로 사용되어 왔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대통령에 대한 명백한 위협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4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조개껍데기로 이 숫자를 만든 이미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가 대통령 협박 혐의로 법무부에 의해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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