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를 소재로 하는 다양한 영화들이 그동안 관객들을 만났지만, 영화 ‘좀비딸’은 유독 특별하다. 좀비라는 익숙한 소재에 따뜻한 감동과 유쾌한 웃음을 더해,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영화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를 그린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원작이 얼마나 잘 구현되었냐는 점이다, ‘좀비딸’은 캐스팅부터 놀라운 싱크로율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배우 이정은이 웹툰 속 인물을 그대로 구현시켰다. 극의 중심을 이끄는 부녀(父女) 캐릭터로는 조정석과 최유리가 출연, 신선한 조합으로 눈길을 끈다.
웃음과 감동, 긴장을 넘나드는 이야기의 흐름을 어색하지 않게 이어낸 연출력이 ‘좀비딸’의 완성도를 높였다. 조정석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밸런스 조절은,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에도 몰입감을 부여한다. 여기에 최유리의 연기 성장도 엿볼 수 있다. ‘외계+인’ ‘검은 수녀들’에서 조연으로 꾸준히 활약해온 최유리가 이번 작품을 통해 주연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선보인다. 조정석과 찰떡같은 호흡도 관객들의 이목을 끈다. 여기에 윤경호와 이정은의 감초 역할은 영화의 유쾌한 분위기를 더욱 살린다. 특히 두 배우의 코믹한 연기는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며 웃음을 책임진다.
‘좀비딸’은 여름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과하지 않은 공포와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끝내 웃음과 눈물을 모두 안겨주는 균형감 있는 드라마를 완성한다.
가벼운 웃음과 감동이 필요한 관객에게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필요한 관객에게도 ‘좀비딸’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오는 30일 개봉.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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