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사이에서 '러닝 크루'가 유행하면서 곳곳에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도심을 달리며 보행자를 고려하지 않거나 과도한 소음을 내는 등 '민폐 러닝크루'가 사회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 러닝 크루 주의문이 게재돼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러닝크루 No 4'라는 제목의 안내판 사진이 올라왔다. 여의도 공원 내 위치해 있다는 안내판에는 △ 웃옷 벗기 No △ 박수·함성 No △ 무리 지어 달리기 No △ 비켜요 비켜 No 등 4가지 금지 수칙이 적혀 있다. "서로를 배려하며 2열로 안전하게 달립시다", "여긴 모두의 공원입니다"라는 문구도 함께 담겼다.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많은 네티즌들은 "나도 러닝하긴 하지만 크루들 때문에 욕이 나온다", "대로변에서 '비키세요'라는 소리에 놀라 넘어진 적도 있다", "번화가나 인도에서 10여 명이 몰려 뛰는 건 몰상식하다", "크루가 권력인가" 등 댓글로 일부 민폐 러닝 크루에 대해 지적했다. 또 "적당히라는 게 없다", "동호회가 모든 민폐의 근원"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상의 탈의까지 하며 달리는 모습은 불쾌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우 진태현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친구들이랑은 달리지 마라. 차라리 혼자가 낫다"며 "한두 명은 괜찮지만 4인 이상은 비추천이다. 훈련도 웬만하면 혼자 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민원이 늘어나자 지자체가 직접 제재에 나섰다. 서초구는 이달부터 반포종합운동장에서 5인 이상 단체 달리기를 제한하고, 인원 간 2m 이상 거리를 두도록 했다. 송파구는 석촌호수 산책로에 '3인 이상 러닝 자제' 현수막을 내걸었다.
서울시의 '러닝 에티켓'에 따르면 좁은 길에서는 한 줄이나 소그룹으로 달리기, 인생샷보다 안전 우선, 쓰레기는 스스로 처리하기, 큰 소리와 음악 자제하기 등이 담겼다. 서울시는 "러너, 보행자, 자전거가 함께 배려하며 공존하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