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등 딥테크 분야에 대한 국내 벤처투자가 급증했다. 전체 벤처투자에서 딥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연속 절반을 넘어섰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4년 딥테크 10대 분야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작년 딥테크 투자액은 3조6324억원으로 전년 대비 33.7% 늘었다. 최근 5년 내 최고액이다. 전체 벤처투자 중 딥테크 비중은 54.8%를 기록했다. 과거 플랫폼 영역에 쏠렸던 벤처투자금이 딥테크 분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분야별로는 우주항공 투자가 1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5% 급증했다. 195억원을 조달한 우주발사체 기업 우나스텔라, 450억원 유치에 성공한 에이치제이웨이브 등이 대표 사례다. 인공지능(AI) 투자(9594억원)도 전년보다 75.1% 늘어 딥테크 투자 증가세를 이끌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AI 연산·처리 부품 제조 등 인프라 투자가 290.9% 급증했다. AI 소프트웨어 투자 증가율은 39.6%, AI 구축 등 관련 서비스 투자는 113.9%였다.
클라우드·네트워크(투자금 49.1% 증가), 로봇(39% 증가) 분야도 각광받았다. 특히 로봇 관련 투자금은 지난해 3031억원에 달해 2년 전(911억원)보다 세 배 넘게 뛰었다.
미래형 모빌리티 관련 투자는 203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6.5% 줄었다. 모빌리티 규제 등으로 자율주행과 전기차 기업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일부 식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은 언젠가 열릴 시장이지만 상용화까진 갈 길이 멀다”며 “AI처럼 이미 활짝 열린 시장으로 투자금이 쏠린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