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AI기술 융합…시추 않고도 극지방서 희토류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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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우주 스타트업 플릿스페이스가 인공지능(AI)과 우주 기술로 지하자원 탐사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10일 우주업계에 따르면 플릿스페이스는 저궤도 위성과 AI, 스마트 지진 센서를 융합한 지질탐사 플랫폼 ‘엑소스피어’를 개발하고 글로벌 광물 기업들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플릿스페이스의 ‘엑소스피어’ 개념도 > 엑소스피어는 스마트 지진 센서 ‘지오드’와 저궤도 위성 ‘센타우리’를 활용해 물리적 시추 없이 지하 2.5㎞까지 지질 구조를 3차원(3D)으로 시각화한다.  플릿스페이스 제공

< 플릿스페이스의 ‘엑소스피어’ 개념도 > 엑소스피어는 스마트 지진 센서 ‘지오드’와 저궤도 위성 ‘센타우리’를 활용해 물리적 시추 없이 지하 2.5㎞까지 지질 구조를 3차원(3D)으로 시각화한다. 플릿스페이스 제공

플릿스페이스 기술의 핵심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지진 센서 ‘지오드’와 자체 운용 중인 저궤도 위성 ‘센타우리’다. 지오드는 지하에서 반사되는 지진파를 정밀 측정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암반 구조를 모델링한다.

지오드는 위성 센타우리와 함께 물리적 시추 없이 지하 2.5㎞ 깊이까지 지질 형상을 고해상도 3차원(3D)으로 시각화한다. 플릿스페이스 관계자는 “지오드는 기존 지진계 센서보다 최대 20배 더 민감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빠른 시간 내 수집할 수 있다”며 “기존 시추 방식보다 최대 100배 빠르게 자원을 발견한다”고 했다. 기존 물리적 탐사는 범위가 제한적으로 시추 비용이 보통 수천만달러를 훌쩍 넘어 경제성 확보가 어려웠다. 지진파 등 지질 데이터 분석에도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렸다.

리오틴토, 배릭골드, 코어리튬 등 40개 이상의 글로벌 광산 기업이 엑소스피어를 도입했다. 리오틴토는 아르헨티나의 린콘 리튬 개발 프로젝트에 이를 적용해 고정밀 3D 지하 지도를 확보했다. 배릭골드는 막대한 양의 금과 구리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파키스탄의 레코 디크 광산에 엑소스피어를 적용했다. 코어리튬은 엑소스피어 도입 후 시추 탐사 등의 효율성이 10배 향상됐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광산 기업 마덴은 지난해 엑소스피어 도입 후 메카 인근에 매장된 초대형 금광을 발견했다. 사우디는 엑소스피어로 희토류 등 유망 광물 매장지를 확인한 뒤 자국의 부존 광물 자산 가치를 기존 1조3000억달러에서 2조5000억달러로 높였다. 플릿스페이스는 지금까지 400건 이상의 지질 탐사를 수행했고 총 1억5000만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 희토류 등 자원을 둘러싼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확보 전쟁 속에서 자원 안보의 핵심 기술을 확보한 플릿스페이스가 국내 기업에 주는 시사점이 많다”며 “우주와 AI 기술 융합이 광산 탐사라는 전통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플릿스페이스는 내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상업용 달 탑재체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통해 달 탐사에도 참여한다.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의 ‘블루고스트’ 착륙선을 통해 달의 남극을 조사할 계획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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