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마음의 감기’가 독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10대 자살률은 2014년 4.5명에서 2023년 7.9명으로 10년 새 75% 가까이 급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극단적 선택률은 20년 연속 1위다.
이러한 비극적 흐름을 끊기 위해 ‘위기 대응’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을 ‘일상적 감정 케어’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지난 8일부터 3일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운영한 ‘감정가게’ 팝업트럭이 대표적이다.
이번 행사에는 사흘간 총 3640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Z세대의 성지로 불리는 홍대 한복판에 등장한 이 팝업트럭의 콘셉트는 명확하다. 바로 ‘좋은 감정은 사고, 나쁜 감정은 판다’는 것이다.
김 모씨(28)는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를 넘어,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우울을 어떻게 바라보고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진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청소년들은 드럼 타격 머신을 두드리며 내면의 스트레스와 나쁜 감정을 쏟아내는 체험을 했다. 비워낸 자리에는 ‘걱정 그만! 정신 체리 에이드’나 ‘우울하지 말자몽 에이드’ 같은 감정 테마 음료와 실물 감정카드를 채워 넣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극단 선택 문제의 해법이 병원이나 상담소라는 사후 약방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서로의 마음 상태를 살피는 ‘또래 돌봄’ 문화가 조성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는 논리다.
이장우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자살예방은 위기 상황에서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를 돌보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재단은 이번 팝업트럭의 성공을 발판 삼아 청소년 고민 나눔 플랫폼 ‘힐링톡톡’, SNS 종합상담시스템 ‘다들어줄개’ 등 다각적인 자살예방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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