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을 5만원어치 넣었는데 장거리 두번 뛰고 나니까 이틀 만에 다 떨어졌네요." 27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김모 씨(35)는 L당 2000원에 육박하는 휘발유 가격을 확인하더니 이 같이 푸념했다. 그가 달린 거리는 첫 날 68㎞, 둘째 날 134㎞로 총 202㎞. 김 씨는 "휘발유가 L당 1600원 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같은 5만원을 넣어도 기름 통이 얼마 안 찬다"며 "다음 차는 무조건 하이브리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고유가 시대가 길어질 조짐이 보이자 '이왕 살 차라면 하이브리드를 살 것'이라는 소비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가격이 비싸서 휘발유 차를 택하던 소비자도 차를 장기간 탈 것을 고려해 하이브리드를 구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뉴노멀' 된 L당 2000원...하이브리드 '기본'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시 기준 L당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날 대비 0.42원 오른 2007.79원이에 달했다. 4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기름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휘발유 2000원 시대가 온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을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뉴노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는 하이브리드 판매량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한국수입자동차협회·현대차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12.4%), 경유(-49.1%) 차량 판매량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전월 대비로 보면 하이브리드 선호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월 대비 42.6% 급증한 4만1524대였다. 휘발유(22.6%), 경유(4.6%), 전기(17.5%)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솔린과 비교해보니..."오래, 많이 타야 이득"
하이브리드는 휘발유 차량 대비 더 나은 경제성을 보이고 있다. 초기 차량 가격은 비싸지만 휘발유 차 대비 연비가 좋기 때문에 오래, 많이 탈수록 초기 차량 가격을 단시간 내에 메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복합 기준 L당 18㎞를 달리는 그랜저 1.6 터보 하이브리드 18인치 모델과 L당 11.7㎞를 달리는 그랜저 가솔린 2.5 18인치 2WD 모델을 비교하면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이 익스클루시브 트림 기준 풀옵션 차량은 5801만원, 가솔린 모델의 익스클루시브 풀옵션 가격은 5334만원이다. 하이브리드가 약 467만원 비싸다.
27일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 L당 2008.23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3만㎞를 탄다고 가정했을 때 하이브리드의 연간 유류비 절감액은 약 180만원에 달한다. 약 2.6년이면 차량 가격을 메울 수 있다는 의미다. 연 1만5000㎞를 탄다고 가정하면 약 90만원을 절감하고 차량 가격을 메우는 데는 약 5.2년이 걸린다. 다만 하이브리드 자동차세와 저공해차 혜택 등을 감안하면 순수 유류비 계산 대비 회수 기간이 더 짧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는 애초에 전기차로 넘어가는 하나의 '징검다리' 역할로만 여겨졌으나, 최근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 시대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이브리드가 차량 선택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며 "더욱이 차는 한 번 사면 10년은 타는 구조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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