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탈출해 수도원 돌아온 80대 수녀 3인방…인플루언서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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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9.16 20:55 수정2025.09.16 20:55

왼쪽부터 리타 수녀(81세), 레지나 수녀(86세), 베르나데트 수녀(88세). /사진=로이터

왼쪽부터 리타 수녀(81세), 레지나 수녀(86세), 베르나데트 수녀(88세). /사진=로이터

오스트리아에서 80대 수녀 세 명이 답답한 요양원을 탈출해 버려진 수도원으로 돌아온 사연이 전해졌다. 이들은 소소한 일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이후 뜻밖의 인기를 누리는 등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은 베르나데트 수녀(88), 레지나 수녀(86), 리타 수녀(81)가 지난 4일 자신들이 평생을 보냈던 여학교이자 수도원인 '골든슈타인 성'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잘츠부르크 외곽 알프스에 위치한 이곳은 그동안 폐쇄된 상태였고, 수녀들은 도착 직후 이곳에 더는 전기도, 수도도 공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변의 도움으로 비상용 발전기와 물을 구한 이들은 주기적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있으며, 과거 그들의 학생이었던 이들이 생활을 돕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수도원으로 돌아온 이들은 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으며 인플루언서가 됐다.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어 함께 기도하고 식사하고 미사에 참석하는 등 수도원에서의 일상을 올리기 시작하자 팔로워 수가 1만8000명을 넘었다.

리타 수녀는 최근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돌아와 너무 기쁘다"면서 "요양원에서 항상 향수병을 앓았는데 다시 돌아와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잘츠부르크 인근의 골든슈타인 성 전경. /사진=로이터

잘츠부르크 인근의 골든슈타인 성 전경. /사진=로이터

한편, 교구는 이들의 귀환을 탐탁지 않아 하며, 교구의 책임자와 수녀들 간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세 수녀는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여기 머물 권리가 있었지만, 2023년 12월 자신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수녀원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르나데트 수녀는 10대였던 1948년 이 학교에 다녔고, 레지나 수녀는 1958년, 리타 수녀는 1962년에 각각 수도원에 들어왔다. 이들 모두 학교에서 교사로 일했고, 레지나 수녀는 교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수녀 수가 줄면서 2022년 이곳은 인근 수도원에 넘겨졌고, 작년 초 공동체는 공식 해체됐다.

이들의 관리자인 마르쿠스 그라슬 사제는 성명을 통해 "세 수녀가 요양원을 떠나 복귀한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이들의 미래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든슈타인 성을 걷는 세 수녀들. /사진=로이터

골든슈타인 성을 걷는 세 수녀들. /사진=로이터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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