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회적대화 협의체 보고서
준공 공공공사 43.7% 적자
공사비 30%나 올랐는데
낮은 계약금액이 주원인
노조도 “적정공사비 필요해”
공사비가 급등하는 상황에도 공공공사 예정가격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건설사들의 공공공사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기간과 공사비 산정 과정이 불투명한데다, 예정가격이 낮게 책정돼도 건설사가 이를 다툴 수단이 사실상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같은 문제의식은 건설업계뿐 아니라 건설노조가 함께 참여한 국회 사회적 대화 협의체에서 공통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매일경제가 입수한 ‘국회 사회적 대화 건설현안 협의체 결과보고 자료집’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공공발주공사 1만46건을 조사한 결과 공사기간 산정근거 제공 의무 미이행률은 92.5%에 달했다. 공사기간 산정 과정의 투명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보고서는 자체 내규에 근거해 예정가격을 부당 감액하는 등 발주자 우월적 지위가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감사원은 9개 공기업의 자체 내규를 통한 예정가격 부당감액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시공책임형CM·민간참여사업 종심제에 평균낙찰률 적용으로 약 20%를 감액하고, 한국수력원자력·한국서부발전은 사정금액 2~4% 감액을 비공식적 자체 내규로 운용했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르면 발주자의 적정 공사기간 산정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적정 공사비 산정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준의 책무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발주기관이 예정가격을 실제 공사비보다 낮게 책정하더라도 이를 견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보고서는 현행 제도상 발주자가 적정 공사기간을 산정해야 할 의무는 존재하지만 산정근거 공개 의무는 국토교통부 고시에만 규정돼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입찰 참가 업체들은 공사기간이 적정한지 사전에 검토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준공된 공사 2492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적자공사 비중은 43.7%로 나타났다. 적자 원인으로는 ‘계약금액 자체가 낮음’이 32.4%, ‘낙찰률 적용에 따른 도급금액 저하’가 22.1%로 꼽혀 공사비 과소 책정이 적자 시공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구조는 공공공사 유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00에서 2024년 약 130으로 4년간 30% 상승했다. 하지만 발주 단계에서 비용 증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기피 현상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기술형입찰 유찰률은 2021년 38.5%에서 지난해 1~8월 75.0%까지 치솟았다.
건설업계는 공공공사의 가격 산정 체계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국가계약법상 이의신청 대상은 입찰참가자격, 입찰공고, 낙찰자 결정, 계약금액 조정 등으로 제한돼 있다. 발주자가 실제 공사비보다 낮은 예정가격을 산정했더라도 이를 직접 다툴 방법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에 협의체는 발주자의 적정 공사비 산정 책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공사기간 산정근거 공개 의무를 국토부 고시가 아닌 법률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예정가격 이의신청 대상에 계산오류, 예산 부족, 저가설계로 인한 공사비 부족 등을 포함하는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국회도 후속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공동선언문에는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 확보를 포함한 10개 핵심 의제의 제도 개선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관련 상임위원회와 정부 부처가 참여하는 별도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협의체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도로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약 8개월간 논의를 거쳐 마련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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