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왜 이렇게 사는 거죠."
지난주(15~19일)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조82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1237억원 순매수)까지 포함하면 순매수 규모가 2조원에 육박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지난주에 5.7%가량 올랐고, 지난 18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8만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를 사들이려는 외국인의 행보는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달 들어 1380원~1390원을 오갔던 환율은 지난 17일 장중 1375원70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연 4.0∼4.25%로 0.25%포인트 내린 것도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환율은 영국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재차 강세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야간 거래에서 9원20전 오른 1397원에 마감하는 등 1400원 선에 바짝 접근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새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동안 영국의 재정적자는 838억파운드로(약 158조원) 집계됐다. 영국의 재정위기 우려에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번 주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지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로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 흐름이 강렬해지는 만큼 1300원 선에서 맴돌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이번 주 나오는 이달 1~20일 수출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경우 환율 하향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미 투자펀드 3500억달러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만큼 환율이 출렁일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그만큼 환율이 1400원을 재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대미 투자펀드 재원을 마련하려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글로벌본드를 찍거나 국내에서 채권을 찍어 마련한 자금을 달러로 환전해야 한다.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본드·산은채·수은채 등을 찍어야 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환전 수요가 급증하고, 한국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원화 가치가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깊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