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개월, 외화예금 역대 월평균 1~5위 기록
고환율 장기화에 외화자산 확보 움직임 확산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예금은행의 외화예금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특히 외화예금 월평균 잔액 역대 상위 5개 기록이 모두 최근 5개월에 집중되며 3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 급등이 아닌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달러 뉴노멀’ 시대에 대비해 기업과 투자자들이 외화 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4월 예금은행 외화예금 평균잔액은 17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평균(152조6000억원)보다 14.2% 증가한 규모로, 199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화예금 평균잔액은 2022년 127조4000억원에서 2023년 135조9000억원, 2024년 137조8000억원, 2025년 152조6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왔다.
월별로도 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올해 1월 평균잔액은 179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월(177조3000억원), 4월(170조9000억원), 3월(169조4000억원), 지난해 12월(165조8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외화예금 월평균 잔액 역대 1~5위가 모두 최근 5개월에 집중된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외화예금 증가는 수출입 기업들의 결제 수요와 해외투자 확대, 달러 자산 선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기업과 투자자들이 외화 유동성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환율의 구조적 변화와도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2015년 이후 세 차례 구조적 단절을 거치며 평균 수준 자체가 단계적으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에는 환율 평균이 1400원대로 상향 이동했으며, 특별한 대외 충격이 없더라도 고환율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와 국내 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 확대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2022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달러인덱스,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 사이에 장기적인 균형 관계가 형성되면서 단기적인 환율 변동보다 자금 흐름 자체가 구조적으로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과거처럼 환율이 빠르게 1100~1200원대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고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기업은 환헤지 전략을 강화하고 금융회사 역시 외화 유동성과 자본적정성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평균 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진 만큼 국내 금융회사들은 고환율 지속이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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