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합격한 의약학계열 몰린 듯
내년 대입 예측 한층 복잡해져
21일 종로학원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6개 대학의 무전공 선발 전형을 분석한 결과 합격자 2276명이 등록하지 않았다. 지난해 등록하지 않은 합격자는 182명으로 1년 새 1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전공 선발은 전공 구분 없이 대학에 입학한 뒤 2학년에 올라갈 때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선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유형1’은 대학 신입생이 자유전공학부 등으로 들어와 2학년에 올라갈 때 의대와 사범대 등을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자유롭게 전공을 택하는 것이다. ‘유형2’는 계열이나 단과대 단위로 입학해 2학년 때 해당 계열이나 단과대에서 전공을 택하는 방식이다. 등록을 하지 않은 6개 대학 무전공 합격자 2276명 중 1885명(82.8%)은 ‘유형1’이었고 나머지 391명(17.2%)은 ‘유형2’였다.
올해 신설된 무전공 학과에서도 미등록자들이 모집정원을 크게 웃돌았다. 6개 대학 신설 무등록 학과 정시 모집정원은 537명으로 추가 합격자 등을 포함해 모집정원의 3.6배를 웃도는 1956명이 등록하지 않았다. 올해 고려대에 신설된 무전공 ‘유형1’은 모집정원 36명에 733명이 추가 합격했다. 모집정원의 20배를 웃도는 합격자가 등록하지 않은 것이다.상위권 대학 무전공 학과 합격자들이 등록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수험생들이 의약학계열 등 다른 학과에 중복 합격하면서 무전공 학과에는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학들이 추가 합격자가 많이 발생하는 정시모집 ‘다군’에 무전공 학과 전형을 배치한 것도 등록하지 않은 합격자가 많아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뿐만 아니라 모든 구간에 걸쳐 정시모집 합격선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전공 학과에 추가 합격자가 상당히 많이 나와 다른 학과의 합격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입에는 의대 모집정원에 무전공 학과 변수까지 더해져 입시를 더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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