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민의 HR이노베이션] 초개인화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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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1.17 17:31 수정2025.01.17 17:31 지면A21

[오승민의 HR이노베이션] 초개인화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

한류 드라마 열풍을 일으킨 대장금이라는 드라마에서 최 상궁과 한 상궁은 수라간 최고 상궁 자리를 놓고 요리 대결을 했다. 대결 주제는 ‘맛있는 밥 짓기’였다. 최 상궁은 최고의 재료와 기술을 활용해 대부분의 사람이 선호하는 살짝 찰진 밥을 지었다. 심사위원 대부분은 “그동안 보지 못한 최고의 맛”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뜻밖에 한 상궁의 승리였다. 한 상궁은 밥을 먹을 심사위원이 누구이며 평소에 이들이 좋아하는 밥은 어떠한 밥인가를 고려해 임금에게는 된밥을, 중전에게는 진밥을, 그리고 다른 상궁 나인들에게도 각자 선호하는 맛의 밥을 지어준 것이다. 솥에다가 돌을 넣어서 물의 양을 조절해 다양한 맛의 밥이 한 솥에서 만들어질 수 있게 한 것이다. 리더십의 출발점도 일상에서 대화나 관찰을 통해 구성원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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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심리적 계약(구성원들이 회사에 암묵적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라는 개념이 변화함에 따라 일에 대한 구성원들의 기대도 변하고 있다. 이제 직원들은 회사를 단순히 급여를 받는 곳 이상으로 생각하고, 이곳에서 목적과 의미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직원들이 빠른 속도로 ‘직장 내 소비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고객을 이해하고, 분류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청취하는 다양한 방식을 찾는 데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는 직원을 위해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

공자의 제자 중 자로가 “의로운 말을 들으면 바로 실행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아니다. 의로운 말을 들어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실행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틀 뒤, 염구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런데 이번엔 어찌 된 일인지 공자가 반대의 대답을 했다. “의로운 말을 들으면 바로 실행해야 한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공서화가 공자에게 “선생님 자로와 염구의 질문은 완전히 같았는데 왜 대답이 달라지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공자가 대답하길 “자로는 급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신중함이 부족하고, 염구는 너무 신중하여 실행에 잘 옮기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이런 점을 고려해 특성에 맞게 답해준 것이다”라고 했다.

초개인화 시대에는 구성원 맞춤형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더욱더 커지고 있다. 구성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해 그에 맞는 적절한 조언이나 피드백을 해주는 것은 초개인화 시대에 성과를 내는 리더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구글에서 고성과 리더들의 행동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진행한 ‘옥시즌 프로젝트(Oxygen Project)’에서도 고성과 리더는 일반 리더보다 구성원과 1 대 1 미팅을 하는 횟수가 훨씬 많았다. 리더가 1 대 1 미팅을 실행으로 옮긴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고, 사전 준비 및 미팅 사후 팔로업을 위해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리더가 맞춤형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는 명령과 통제에 의존한 조직 관리라는 쉬운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런 조직 관리 방식은 장기적으로 구성원의 몰입도를 저하하고 조직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리더의 성공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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