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범은 이날 오전 10시경 그라츠의 드라이어쉬첸가세 고등학교에 무단으로 진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학교에서는 일부 교실에서 기말고사가 치러지는 조용한 분위기였다고 영국 BBC방송 등은 전했다. 범인은 자신의 권총과 산탄총을 이용해 교실 두 곳에서 40발 이상을 난사했다. 학생과 교직원 9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중상을 입은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학교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 용의자를 발견했다. 현지 매체들은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 부모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와 “재학 시절 집단 괴롭힘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총격을 가한 두 교실 중 하나가 본인이 다녔던 교실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다만 수사당국은 해당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며 “범행의 단서와 관련된 정보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소지한 두 자루의 총기 모두 최근에 합법적으로 등록된 무기였다”며 총격범에게 전과 기록이 없고 총기 중 하나는 공격 전날에야 샀다고 설명했다.오스트리아에선 과거에도 총기 난사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20년에는 수도 빈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총격 테러로 4명이 사망했고 22명이 다쳤다. 1997년 마우터른도르프에서는 한 정비공이 6명을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스트리아 내에서는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공영방송 ORF는 전했다. 오스트리아는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총기 소유가 허용되는 나라다. 4월 기준으로 약 37만 명이 약 150만 정의 총기를 소유해, 유럽에서 민간인 무장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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