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학폭 피해자’ 고교 총기 난사후 목숨 끊어…1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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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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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남동부 그라츠의 한 고등학교에서 10일(현지 시간) 21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총 1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오스트리아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 중 최대 규모의 피해다. 총격범은 과거 이 학교에 다니다가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범은 이날 오전 10시경 그라츠의 드라이어쉬첸가세 고등학교에 무단으로 진입해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학교에서는 일부 교실에서 기말고사가 치러지는 조용한 분위기였다고 영국 BBC방송 등은 전했다. 범인은 자신의 권총과 산탄총을 이용해 교실 두 곳에서 40발 이상을 난사했다. 학생과 교직원 9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중상을 입은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학교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 용의자를 발견했다. 현지 매체들은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 부모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와 “재학 시절 집단 괴롭힘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총격을 가한 두 교실 중 하나가 본인이 다녔던 교실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다만 수사당국은 해당 내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며 “범행의 단서와 관련된 정보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소지한 두 자루의 총기 모두 최근에 합법적으로 등록된 무기였다”며 총격범에게 전과 기록이 없고 총기 중 하나는 공격 전날에야 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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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알렉산더 판 데르 벨렌 대통령은 “이 참혹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며 “우리나라의 가슴을 꿰뚫는 충격”이라고 애도했다. 유럽 각국에서도 애도의 메시지가 전해졌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젊음, 희망, 미래의 상징이어야 할 학교가 죽음과 폭력의 장소가 되는 것은 참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오스트리아에선 과거에도 총기 난사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20년에는 수도 빈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총격 테러로 4명이 사망했고 22명이 다쳤다. 1997년 마우터른도르프에서는 한 정비공이 6명을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스트리아 내에서는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공영방송 ORF는 전했다. 오스트리아는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총기 소유가 허용되는 나라다. 4월 기준으로 약 37만 명이 약 150만 정의 총기를 소유해, 유럽에서 민간인 무장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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