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민간임대·세제 ‘3대 처방전’ 제시
“투기 막되, 규제 묶인 주택공급은 풀어야
‘닥공’ 서울시 삽은 멈추지 않을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틀째 ‘부동산 일타강사’를 자처하며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과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정부가 수요 억제 중심에서 공급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16일 ‘일타시장 2탄: 이재명 정부에 전달한 부동산 처방전, 부동산 지옥 이렇게 해결해야 합니다’ 영상을 서울시장 공식 웹사이트와 소셜방송 라이브서울에 공개했다. 전날 공개한 1탄 영상(‘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의 후속이다.
오 시장은 ‘3대 처방전’을 내놨다.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닥공·닥치고 공급)△민간임대주택 회복 △ 중산층·장기보유자 주거 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개편 등이다.
첫 번째 처방은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준공된 주택의 92%를 민간이 공급한 만큼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주택공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를 ‘닥치고 공급’이라는 뜻의 ‘닥공’이라고 표현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70%까지 높여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주비 대출이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묶이면서 서울 정비사업장 10여곳이 사업 지연 위기에 놓였다. 오 시장은 “이주비는 투기 자금이 아니라 정비사업에 필요한 필수 자금”이라고 말했다.
또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양도 제한 시점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로 늦추는 방안도 제안했다. 조합원들의 거래가 원활해야 사업이 늦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 정비사업의 법적 상한 용적률을 공공 정비사업과 같은 수준인 1.2배까지 높이고,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 제공 비율도 현행 50%에서 재건축과 같은 30% 수준으로 조정해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도 내놨다.
오 시장은 “서울의 연평균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이전 5년의 2만9000가구에서 최근 1만5000가구로 줄었다”며 “사업성이 나와야 다음 공급이 나올 수 있다. 막힌 혈을 뚫으면 피가 돌듯 멈춰선 공급도 다시 돌게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처방은 민간 임대주택 시장 정상화다. 서울의 민간 임대주택은 40만7000가구로 전체 임차주택의 약 20%를 차지한다. 임대사업자는 약 9만3000명이다.
오 시장은 “임대사업자를 규제 대상이 아니라 안정적인 전·월세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전월세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매입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종합부동산세 합산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기업이 비아파트 임대주택을 장기간 공급하는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자 제도’ 도입도 제안했다. 오 시장은 임대사업자가 공급하는 주택 상당수가 아파트보다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 처방은 공시가격 상승으로 세 부담이 늘어난 1주택자와 장기 보유자 등을 위한 세제 개편이다. 오 시장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수준으로 동결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 상승만으로 서울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액은 지난해보다 79%, 납부 인원은 3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80%로 높이면 종부세 부담액은 지난해보다 210% 증가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6년간의 물가와 주택 가격 상승을 반영해 재산세와 종부세 과세표준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간 집값은 올랐지만 과세표준은 그대로여서 평범한 집까지 최고세율 구간에 들어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것과 별개로 주거 안정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한 ‘무주택 시민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통해 전세보증금과 대출이자, 월세를 지원하고, 공공분양과 공공임대 등 13만가구의 공공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또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2031년까지 주택 31만가구를 착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속통합기획 2.0의 성과를 모아주택 등 다른 정비사업으로 확대하고, 행정2부시장이 지연 사업을 매달 점검한다. 공사비 분쟁에는 전담센터를 투입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허가 검토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조합에는 사업비 융자 금리 우대 등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결단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서울의 삽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다. 정부는 공급의 문을 열고 서울시는 현장에서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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