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북갑 재보선 현장에서 나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정치권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자당 하정우 후보를 '오빠'라고 부르도록 권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동 인권 및 성인지 감수성 부족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 "아동 대상 부적절한 호칭 강요" 지적 제기
정 대표는 최근 부산 구포시장을 방문해 하 후보와 함께 유세를 벌이던 중, 한 초등학생에게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여러 차례 말했고, 하 후보 역시 이를 제지하지 않고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주진우 의원은 "성인 동료에게 '오빠' 호칭을 요구하는 것도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판례가 있다"며 이를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 행위로 규정했다.
박정훈 의원 또한 "40살 이상 차이 나는 정치인에게 해당 호칭을 강요한 것은 명백한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기 자녀에게 처음 보는 50, 60대 남성이 저런 행동을 해도 괜찮겠느냐"며 하 후보와 정 대표의 인식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 여권 반발 "과도한 상상력 기반한 정치 공세"
반면 여권 일각에서는 야권의 비판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광민 변호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빠'라는 호칭 하나에 아동 성희롱까지 끌어오는 것은 대단한 상상력"이라며 야권의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나이 차이 나는 남녀 간에 부르는 평범한 호칭조차 성적으로 들리는 것은 본인의 왜곡된 성적 판타지를 투사하는 수준"이라며, 이를 '단어 검열 놀이'이자 페미니즘의 오용이라고 비판했다. 즉, 현장의 친근한 표현을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논리다.
◇ '토씨까지 닮은' 사과문…진정성 논란 가중
이러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와 하 후보가 발표한 사과문의 '진정성 결여'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사과문에 담긴 문장 구조와 핵심 표현이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사과문을 대조해보면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어",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는 표현이 사실상 일치한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본인의 구체적인 행위보다 상황의 흐름에 책임을 돌리는 수동적 화법"이라며, 당 차원의 표준 매뉴얼에 의존한 대응이라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과문 속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표현에 대해 야권 관계자는 "논란의 주체는 정치인 본인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아이를 주체로 세워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 선거판세 영향 주나…중도층 표심 '주목'
이번 논란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지방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터져 나왔다. 전문가들은 여당 우세론 속에서도 현직 프리미엄과 후보 개인의 직무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중도층의 성인지 감수성 및 윤리적 잣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의 주요 격전지에서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후보자의 작은 언행 하나가 전체 선거판을 흔드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부산MBC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북구갑 유권자 5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 하 후보는 34.3%, 한 후보는 33.5%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0.8%포인트에 불과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21.5%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정당 지지율 역시 박빙이었다. 부산 북구 전체 기준 더불어민주당 39.1%, 국민의힘 37.6%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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