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다저스' 미뤄둔 연봉만 '1조 5694억'이라니, 그래도 다저스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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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 조항을 통해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무키 베츠(왼쪽)와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늘의 전력 강화를 위해 LA 다저스는 미래의 자본을 끌어다 썼다. 그 규모만 무려 10억 6000만 달러(약 1조 5694억원)에 달한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16일(한국시간) "다저스가 에드윈 디아즈를 영입하며 10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이연 지급금을 부담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최근 몇 년간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등 이적시장에서 거물급 선수들을 싹쓸이하고 있다. 그 결과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무려 25년 만에 나온 현대 야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대업이다.

그러나 아무리 압도적인 자금력을 자랑하는 다저스지만 이 막대한 돈을 다 감당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자금 규모에 대한 부담은 물론이고 경쟁균등세(사치세) 위반을 피할 수 없었다. 이를 피하기 위한 완벽한 방법이 바로 지급 유예(디퍼)였다.

계약서에 디퍼 조항을 삽입하면 계약 기간 동안에는 총액의 일부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선수가 은퇴하거나 일정 기간 후 지급하는 방식이다.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는 있지만 향후 연금과 같은 개념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손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AP통신에 따르면 디아즈는 3년 6900만 달러(약 1021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 중 계약금 900만 달러를 우선적으로 받고 내년엔 1400만 달러, 이후 2시즌 23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매년 450만 달러는 지급 유예될 전망이다.


최근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에드윈 디아즈.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2024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는 더욱 극단적이다. 10년 7억 달러(약 1조 351억원)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 중 무려 97%에 달하는 6억 8000만 달러(약 1조 55억원)를 계약 종료 이후인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분할 지급할 예정이다.

무키 베츠에게도 1억 2000만 달러(2033~2035년), 스넬에겐 6600만 달러(2035~2046년), 프레디 프리먼에겐 5700만 달러(2028~2040년), 윌 스미스에게 5000만 달러(2034~2043년), 토미 에드먼에게 2500만 달러(2037~2044년), 태너 스콧에게 2100만 달러(2035~2046년)를 지급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 구단이나 다저스처럼 지급 유예 방식을 남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당장은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향후 고스란히 구단이 떠안아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더 스코어'에 따르면 다저스는 훗날 오타니에게 줄 잔여 연봉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부터 매년 4400만 달러씩 적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더불어 이 계좌에서 나오는 이자로 오타니에게 매년 지급해야 하는 6800만 달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는 것.

선수로서도 계약 당시 구단이 지급 유예 방식을 제안할 때 재정 건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구단이라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면 다저스는 빅리그를 대표하는 빅마켓이기에 이러한 걱정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구단이라고 할 수 있다. 오타니가 계약 당시 먼저 디퍼 계약을 제안했을 만큼 향후 연봉을 수령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1조원이 넘는 지급 유예 금액은 제 아무리 다저스라고 하더라도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규모다. 스리핏 도전 만큼이나 향후 연봉 지급 방식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 또한 다저스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오타니(왼쪽부터), 야마모토, 스넬, 글래스나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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