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현행 3.75%로 동결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최근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은 이날 예정된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가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3.75%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예상보다 낮은 물가지표가 금리 동결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국가통계청(ONS)이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과 같은 수준으로, 영란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지만 시장 전망치인 3%는 밑도는 수치다.
항공요금과 휘발유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육류·유제품·채소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ONS는 밝혔다. 식품물가 상승률은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영란은행은 지난 4월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란 전쟁에 따른 '중대한 에너지 가격 충격을' 이유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가 이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를 이끌 경우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최근 전쟁이 발발한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5월 물가상승률 발표 직후 4.74%까지 하락하며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국 물가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아졌다.
다만 물가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도매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가정용 전기·가스요금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Ofgem)은 분기별로 가정용 에너지 요금 상한을 조정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전기·가스요금 상한이 평균 13% 인상될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영란은행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중동 정세와 에너지 가격 흐름이 여전히 불확실해 통화정책 전망도 유동적이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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