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안성기와 열세 작품을 함께한 배창호 감독이 추도사에서 고인이 38년간 모델로 활약했던 커피 광고와 관련한 일화를 전했다.
9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고 안성기의 영결식이 열렸다.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 김두호 상임 이사의 고인 약력 보고에 이어 안성기의 영화 인생을 담은 추모 영상이 재생됐다. 배우 정우성과 공동 장례위원장인 배창호 감독이 추도사를 맡았다.
이날 배창호 감독은 “김기영 감독님 영화로 샌프란시스코 특별연기상을 받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는데, 성인이 되어 만난 안형(안성기)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충무로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부르겠구나 직감했다”고 고인의 젊은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바람불어 좋은 날’, ‘만다라’, ‘고래사냥’ 등 연이은 화제작에 출연해 강한 인상을 심어준 안형은 영화배우, 평론가, 관객 모두에게 대중적 인지도를 확인받았다”며 “연기에 대해 토론하고 촬영 끝나면 맥주잔 기울이며 같이 할 다음 작품에 대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배 감독은 “어느 날 우리집으로 불쑥 찾아온 안형이 유명 커피 광고 모델 제의를 받았는데, 이를 수락하면 영화에 대한 열정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고민하더라. 커피 광고를 수락하면 경제적 사정이 좋아져 출연작 선택에 더 신중할 수 있을 거라는 내 조언을 받아들여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대중적으로 심었다”며 안성기가 무려 38년간 모델로 활약했던 동서식품 커피 브랜드 맥심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영화에만 전념하던 안형이 ‘국민 배우’라는 호칭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지만 한국 대표 연기자로서, 또 성실한 연기자의 표본이 됐다”고 했다.
배 감독은 1985년 안성기의 결혼식과 장남 안다빈 씨의 탄생 등을 언급하며 “그때는 우리 모두에게 찬란하고 빛난 기쁜 우리 젊은 날이었는데, 어느새 지금 이 순간을 맞이했다”며 “사랑하는 가족들과 우리 곁을 너무 일찍 떠나는 이 순간이 마음 아프지만 엄숙하게 보내드리려고 한다”고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남에게 싫은 소리 한 번 안 했고, 투병의 고통을 전하지 않았다. 그동안 함께해 즐거웠고, 든든했고, 고마웠다. 안형의 지난 세월은 그냥 흘러간 것이 아니라 관객들을 늘 웃고 웃게 해줬던 작품 속에 고스란히 살아있다”며 다시 한번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마지막으로 배 감독은 “이제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한다. 간병하느라 자신의 몸도 돌보지 않은 여사님과 두 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하길 기도한다”는 말로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고인은 지난달 30일 오후 자택에서 음식물을 먹다 목에 걸려 쓰러진 후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5일 오전 별세했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재발해 투병 중이었다.
1952년생인 안성기는 만 5세 때인 1957년 영화 제작자였던 부친 안화영 씨와 친구 사이였던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에 아역배우로 출연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바람불어 좋은 날’(1980), ‘고래사냥’(1984), ‘칠수와 만수’(1988), ‘투캅스’ 시리즈, ‘남부군’(1990), ‘태백산맥(1994),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실미도‘(2003), ’라디오스타‘(2006) 등 18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영화인장으로 5일장을 치렀으며, 정부는 안성기에게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화장은 서울추모공원에서 진행되며,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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