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 대신 독서유치원…국회서 체계적 지원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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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어유치원 대신 독서유치원…국회서 체계적 지원 나설 것"

업데이트 : 2026.05.27 19:34 닫기

국회교육위 2년간 이끈
더민주 김영호 의원
'중딩' 키우는 늦깎이 아빠
절실한 마음으로 의정활동
4세·7세 고시 금지법 성과
AI시대 문해력이 핵심인데
독서 골든타임 5~9세 놓쳐
생애주기 독서교육 확대 필요

사진설명

한글은 제때 못 깨쳐도 영어는 배워야 하는 시대다. 최상위권 영어 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해 몸보다도 큰 의자에 앉아 레벨 테스트를 치르는 아이들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학부모 사이에서 '4세·7세 고시'라고 불린 이 시험들은 영유아 사교육 경쟁의 단편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과도한 조기 경쟁과 선행 학습으로 부작용이 커지자 교육당국은 칼을 빼 들었다. 지난해 말 국회 교육위원회는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발의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레벨 테스트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안건을 비롯해 교육위에서 지난 2년간 법안 심사를 주도하고 여야 간 논의를 조율하며 법안 의결을 이끌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58)은 이달 말을 끝으로 위원장 임기를 마친다. 임기 종료를 앞두고 '독서국가론'을 담은 저서 '교육을 반대합니다'를 출간한 김 위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영어 유치원을 보내기보다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기르고 스스로 책 읽는 습관을 갖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부모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독서의 골든 타임인 5~9세에 체계적인 독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제20·21·22대 국회의원(서울 서대문을)을 지낸 3선 중진 의원이다.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비롯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운영위원회 위원 등을 거쳐 2024년 6월에는 교육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현재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의 부친은 6선을 지낸 김상현 전 국회의원이다.

김 의원이 주창하는 독서국가론에는 학교와 가정, 지역이 연결되는 독서 공동체를 구축해 인공지능(AI)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교육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교육 현장을 접하면서 마주친 학생들의 문해력 부족 문제가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부족한 문해력을 해결하기 위해선 '생애주기별 독서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유아기 문해력은 책을 통한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만큼 독서 유치원, 독서 어린이집을 세우거나 전문적으로 훈련된 북마스터를 지원해 구연동화, 책 토론을 진행하는 교육 방식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아이들 문해력이 해마다 약화하고 있는 데다 문해력 부족이 전 과목 학력 저하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며 "문해력이 부족하면 정보를 비판적으로 걸러내는 능력도 함께 무너져 우리 아이들이 AI 시대에서 도태되는 수순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독서 교육에 이처럼 열을 올리는 것은 그 역시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이기 때문이다. 47세에 얻은 늦둥이 아들을 키우면서 느낀 현실적인 고민들이 그가 제안하는 법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학습용 스마트폰을 개발해야 한다는 '알파폰(에듀 안심폰)' 프로젝트 역시 중학생 부모로서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그는 "숏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임을 통제해 학습에는 지장이 없지만 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한 기기를 개발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육위원장으로 지낸 지난 2년의 소회를 묻자 새로운 정책 연구와 교육 전환을 깊이 있게 추진할 여유가 부족했다고 자평하며 아쉬움을 먼저 보였다.

김 의원은 "이달 교육위원장 임기를 마치더라도 독서 유치원, 독서중점학교, 독서학기제 등 체계적인 독서 교육 추진 외에 지방자치단체가 독서 도시를 구현해갈 수 있도록 새로운 지자체장과 협력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윤희 기자 / 사진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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