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못올리고 비용 늘자 소비자에 부담 전가
조달·대손 부담↑…무이자할부 축소·회비 인상
“소비자 혜택·업계 건전성 고려 제도 설계 필요”
카드사들이 카드수수료 인상 여지가 제한된 가운데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부담이 커지자 연회비 인상과 혜택 축소라는 불편한 생존법에 나서고 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기간 축소, 할인·적립 혜택 조정, 프리미엄 카드 연회비 인상 등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고금리 환경 속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조달 부담이 커진 데다 카드론·현금서비스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부담까지 확대되면서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카드사들의 전년 대비 승인금액 증가율은 2022년 12.3%를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축소됐다. 2023년 5.9%로 전년 대비 6.4%포인트(p) 꺾인 후, 2024년 4.1%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4.7%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감소세, 연체율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조달·대손비용은 상승했다.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2조6100억원, 2023년 2조5800억원, 2024년 2조5900억원, 지난해 2조3600억원으로 역성장 중이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2022년 0.99%, 2023년 1.25%, 2024년 1.35, 지난해 1.24%로 나타났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조달·대손 부담은 커지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혜택 축소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사라진 무이자할부…전문가 “구조적 한계, 제도 개선으로 극복해야”
카드업은 구조적으로 가격 조정 여지가 크지 않은 산업으로 꼽힌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당국 규제 영향이 크고, 소비자 대상 금리·수수료 조정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상품 혜택이나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대응하는 경향을 띈다.
실제 카드업계에서는 과거 제도 변화 이후 시장 반응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2015년 신용카드 국세 납부 한도 폐지 이후 대형 법인을 중심으로 법인카드 이용이 빠르게 확대됐지만, 2017년 금융당국의 과열 마케팅 자제 요청과 혜택 운영 기준 강화 이후 승인 실적은 다시 축소된 바 있다.
최근 주요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기간을 축소하거나 전월 실적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비용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일부 프리미엄 카드의 경우 공항 라운지 이용 횟수를 줄이거나 포인트 적립 한도를 낮추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기존에는 고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혜택 경쟁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분위기다.
법인카드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법인카드 혜택 운영 기준이 강화된 이후 카드사들은 고비용 마케팅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과거처럼 무리하게 법인 회원을 확보하기보다는 비용 효율성이 높은 고객군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특히 조달비용 상승은 무이자할부 축소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카드사가 고객 대신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커질수록 장기 무이자할부 운영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카드사는 무이자할부 개월 수를 줄이거나 유이자할부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선 카드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고려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카드산업 정책은 개별 수수료나 비용 항목뿐 아니라 조달 여건, 포트폴리오 변화, 소비자 혜택 축소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가맹점 부담 완화와 소비자 편익, 업계 건전성 간 균형을 반영한 정교한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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