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1명. 지난해 말 기준 현역으로 활동하는 시·군·구의회 기초의원 수다. 이들은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작은 국회의원’이다. 한 지역에 최소 7명의 ‘금배지’가 있다. 연봉 5000만원 안팎과 각종 수당을 받고, 겸직도 할 수 있다. 지역 법(조례)을 제정하고 예산을 감시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대가다.
매일 걷는 보도블록부터 어린이집 지원금까지 동네 살림을 도맡는 기초의회는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하지만 기초의원은 선거 때 불쑥 등장했다가 유권자 시야에서 사라진다. 토착형 비리, 국회의원의 ‘선거 하수인’, 전문성 논란 등 부정적 별명도 따라붙는다. 기초의회 대표 업무인 조례 발의도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이 7일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전국 226개 기초의회 조례 발의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2022년 임기를 시작한 민선 8기 의원들이 각자 의회에서 작년 말까지 발의한 조례는 평균 11.1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에 3건도 발의하지 않은 셈이다. 같은 기간 단체장은 평균 185건을 발의했다. 국회의원, 광역의원과 비교해도 매우 저조했다. 국회에선 의원발의가 전체의 90%를 넘는다. 광역의원과 단체장 발의 비율은 7 대 3 정도다.
기초의원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역 이권에 개입하거나 공천권을 쥔 지역 국회의원에게 종속되는 문제 등이 장기화한 탓이다.
다음달 치러지는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기초의회 체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정 활동 전문성 강화와 입법 지원 인력 보강, 의회 구조 개편이 합쳐진 ‘패키지 해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후보들의 의정활동계획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책 평가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 안 하는 기초의원 수두룩…단체장 보조 역할 전락
이광희 민주당 의원실 전수조사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예비 기초의원 후보자는 7일 기준 5198명이다. 가장 많은 직업은 지방의원(1495명·28.8%)으로 나타났다. 다시 출마를 택한 이들이 30%에 육박하는 것이다. 정치인(1115명·21.5%)과 농·축산업(355명·7%)이 뒤를 이었다. 무직자도 155명(6위)에 달했다.
시·군·구의회 기초의원은 연봉 5000만원에 겸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력풀이 한정돼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이 많다. 당선과 동시에 이들은 유권자 관심에서 멀어진다. 기초의원 업무는 조례 제정과 함께 예산 심의·결산, 행정 감사로 정해져 있지만 아무도 ‘성적표’를 매기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 지역 한 전직 시의원은 “조례를 많이 발의하면 ‘왜 다 같이 힘들어지려 하느냐’며 눈치를 주는 문화가 있다”며 “단순 표현 변경 등 건수 채우기도 횡행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공천을 받기 위해 정당의 해당 지역 위원장에게 읍소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외유성 출장, 용역 수주 압력, 인허가 영향력 행사 등 사건사고가 해마다 불거지는 문제도 이 같은 구조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출마자 직업 6위는 ‘무직’
한국경제신문과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수조사한 기초의회 조례 발의 현황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226곳 중 155곳(68.6%)에서 의회 발의량 비중이 전체 발의의 절반에 못 미쳤다. 전체 평균으로도 단체장 발의 비중이 57.5%로, 의원발의(41.3%)를 15%포인트 넘게 따돌렸다. 의원발의가 90%를 넘는 국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의회 본연의 역할인 감시와 토의 기능은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상당수 의회가 조례 처리에서 단체장의 보조 역할에 머물면서다. 전국에서 의원 조례 발의가 25건으로 가장 적은 울릉군의회가 대표적이다. 이 지역 조례의 84.8%는 단체장인 군수가 발의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조례 제·개정 특위에선 의원들이 청소년 수련관 설치, 산후조리비 지원 등 9개 조례를 처리하는 데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모두 군청 의견대로 원안 통과됐다.
재출마자, 농부, 자영업자 등 지역의 한정된 인력으로 구성되는 기초의회 후보들은 당선 후에도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를 받을 일이 없다. 지역 선거를 돕는 민주당 한 관계자는 “어차피 선거철에만 반짝 관심을 받는 데다 유권자들이 정당만 보고 뽑는다는 인식이 후보자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다”며 “감시자 역할을 하는 시민단체도 광역 위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의원 비교 시스템 구축해야”
구조적으로 풀뿌리 민주주의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현 체제는 역량 있는 인물이 도전을 꺼리게 하고, 열심히 일하려는 기초의원들의 의욕마저 꺾는다는 것이 전현직 의원들의 토로다.
조례 발의 전국 1위(32건)인 박현호 경기 의왕시의원은 “조례 하나를 만들려고 해도 의원이 직접 법을 뒤지고 단체장에게 자료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의원 2인당 1명 배정되는 정책지원관을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의정 평가 체계를 다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지역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정당 공천 과정에서 조례 발의 건수, 시정질의, 감사 지적사항 개선 사례에 대한 반영을 늘리고 언론보도까지 따지도록 해야 한다”며 “의원별 처리 현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 후보가 되기 위해 제출하는 의정활동계획서를 유권자에게 공개하거나 공천 과정에서 시험과 비슷한 평가를 도입하는 방식도 고려해봄 직하다”고 말했다.
이광희 의원은 “기초의원 역량 강화와 동시에 지구당 설치를 허용하고 인구 2만 명 이하 지자체는 지방의회 의원과 단체장을 겸하게 하는 등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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