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씨엔블루 정용화가 여름밤을 물들일 깊은 감성을 선사했다.
정용화는 3일 오후 6시 세 번째 미니앨범 '원 라스트 데이(One Last Day)'를 발매했다.
정용화가 앨범을 내는 건 약 2년 만으로, 올해는 솔로 데뷔 10주년이 되는 해라 더 의미가 있는 컴백이다.
'원 라스트 데이'는 스치며 지나가 버릴 것 같은 나날 속에서 붙잡아두고 싶은 순간만을 담은 앨범이다. 우주·공간이라는 의미의 '스페이스'를 메인 콘셉트로, 우주처럼 끝없는 정용화의 음악적 가능성과 확장성을 표현했다. 아울러 아티스트로서의 내면과 팬을 향한 마음이 머무는 특별한 공간의 뜻도 녹였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나이트 러너(Night Runner, Shooting Star)'를 비롯해 연주곡 '인트로(INTRO)', 우주에 있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상대방에게 점점 빠져들어 가는 마음을 표현한 '우주에 있어(WOULD YOU)', 평생을 함께할 줄 알았던 사랑이 아쉽게도 끝나 버린 이야기 '올모스트 포에버(Almost Forever)', 다채로운 보컬 하모니가 매력적인 얼터너티브 R&B 장르의 곡 '에스프레소 마티니(Espresso Martini)', 사랑스러운 가사가 설렘을 유발하는 '러브 미 베이비 러브 미(Love me baby love me, LMBLM)', 리듬감 있는 드럼 비트와 로파이 사운드가 강렬한인상을 남기는 미디움 템포 팝 곡 '레드(RED)'까지 총 7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나이트 러너'로는 정용화의 보컬적 매력을 한껏 느껴볼 수 있다. 곡은 밤의 정서가 느껴지는 서정적인 피아노 멜로디와 기타 사운드가 몽환적이면서도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팝 장르다. 많은 사람의 소원을 안고 떨어지는 별똥별을 '나이트 러버'라고 표현, 그처럼 힘과 꿈이 되어 주는 연예인의 삶을 가사에 담아냈다.
The lights go downStars come out
멈춘 저 밤하늘 속에
한순간에 반짝이며
난 사라지겠지만
I won't get far
여전히 난 이 밤에 살아
날 새기고 갈게
I'm a night, Night Runner
정용화의 부드러운 음색이 편안한 흐름의 멜로디에 얹혀 매력적인 팝으로 완성됐다. 감성적인 노랫말에는 정용화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진정성을 더한다. 단독으로 작사한 이 곡을 통해 정용화는 언젠가 밤하늘에서 사라질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풀어냈다. 사운드를 최소화하고 정용화의 목소리로 채운 브릿지는 색다른 느낌으로 듣는 재미를 배가한다.
미국 뉴욕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면 한여름 밤에 딱 걸맞은 정용화 표 감성을 더 깊이 느껴볼 수 있다. 차갑지만 낭만적이고, 고요하지만 생동감 있는 도시의 밤 속에서 아티스트 정용화의 서사를 함축적으로 전달했다. 시각적으로도 곡의 무드에 푹 빠져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정용화는 이번 앨범의 시작부터 끝까지, 앨범 제작 전반을 주도했다. 연주곡 '인트로'를 제외한 전곡에 참여했고, 콘셉트·비주얼·뮤직비디오 등 모든 것에 의견을 내고 직접 디렉팅했다. 우주의 확장성을 키워드로 내건 만큼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을 무한하게 펼쳐낸, 안주하지 않는 정용화를 만나볼 수 있는 결과물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