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 열전… 브래드 피트-이민호-조정석 “날 보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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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대목, 대형작품 줄이어
아찔 레이싱 ‘F1 더 무비’ 포문
‘전지적 독자 시점’ 출연진 화려
코믹물 ‘좀비딸’ 웃음폭탄 장착… ‘엘리오’ ‘슈퍼맨’ 등도 관객몰이

레이싱 카를 몰고 트랙 위를 질주하는 브래드 피트, 현실이 된 웹소설 속에서 싸우는 이민호, 좀비가 된 딸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조정석….

올여름 극장가에 ‘흥행보증 수표’로 통하는 스타들이 출연한 대형 작품들이 몰려온다. 모터스포츠부터 판타지, 코믹물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해 팬데믹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극장가에 모처럼 활력이 돌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브래드 피트-이민호-조정석 3파전

여름 시장의 포문은 이달 25일 개봉하는 레이싱 영화 ‘F1 더 무비’가 연다. 한때 유망한 드라이버였지만 끔찍한 사고 이후 추락한 주인공이 최하위 팀에 합류해 재기를 노리는 이야기다.

국내에서 모터스포츠 영화는 그리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다. 미국 포드와 이탈리아 페라리의 1960년대 스포츠카 경쟁을 다룬 영화 ‘포드 V 페라리’(2019년)가 관객 137만 명을 동원한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서 ‘빵 형’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브래드 피트의 스타파워에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제작비가 기대감을 높인다. 톰 크루즈 주연 ‘탑건: 매버릭’(2022년)으로 국내에서 관객 823만 명을 동원한 조지프 코신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점도 기대할 만하다. 아찔한 트랙 위 질주와 함께 피트가 그리는 ‘중년의 질주’가 관전 포인트. F1 경기 마니아층 외에 일반 관객의 반응이 흥행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7월 중순에는 누적 조회수 1억 회 이상의 동명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전지적 독자 시점’이 개봉한다. 웹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된 가운데 등장인물들이 겪는 우여곡절을 그린 K판타지다. 배우 이민호, 안효섭, 채수빈과 함께 블랙핑크 멤버 지수가 출연하는 화려한 라인업이 눈길을 끈다. 제작비가 300억 원 이상 투입된 작품이다.

7월 중엔 코믹물 ‘좀비딸’도 관객을 찾는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좀비로 변한 딸을 지키려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렸다. 조여정, 이정은 등 조연진도 탄탄하지만 주목받는 건 주연 배우 조정석. 지난해 7월 영화 ‘파일럿’에서 유쾌한 웃음을 안기며 471만 명 관객을 동원한 조정석이 또 한 번 코믹 연기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좀코’(좀비+코미디)라는 낯선 장르지만, 여름 극장가에서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이 나온다.

● 기대작 몰린 여름 극장가, 반등 계기 마련할까

이 밖에도 가족 관객을 겨냥한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6월 18일), 마니아 층을 겨냥한 18년 만의 시리즈 ‘28년 후’(6월 19일)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대형 시리즈 작품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7월 2일), DC 유니버스 ‘슈퍼맨’(7월 9일)처럼 큰 화면으로 볼만한 기대작도 적지 않다. 봉준호 감독 ‘기생충’(2019년)의 북미 흥행 기록을 넘어선 한국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영어 제목 ‘The King of Kings’)도 7월 국내 개봉한다.

원래 7, 8월은 극장가의 전통적인 대목이었다. 여름방학과 무더운 날씨에 가족 및 연인 관객이 시원한 극장으로 몰리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여름 ‘텐트폴’(거액의 제작비와 유명 배우를 동원해 흥행을 노리는 작품)이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내며 고전했다. 2023년 8월 김용화 감독 ‘더 문’은 관객 51만 명, 지난해 8월 전도연 주연 ‘리볼버’는 24만 명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달 27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되는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작이 여름에 공개되는 상황은 극장가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영화계에선 단순히 시기에 의존하기보다는 극장가를 되살릴 제대로 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사라진 현 극장가에서 더 이상 여름 텐트폴 전략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OTT에 익숙해진 관객들이 ‘극장에 가야 할 이유’를 다시 느낄 수 있도록 콘텐츠 기획과 상영 전략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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