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저가매수 기회"…설연휴 美 반도체주 사들인 서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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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1.30 20:09 수정2025.01.30 20:09

"엔비디아 저가매수 기회"...설연휴 美 반도체주 사들인 서학개미

설 연휴에도 서학개미들은 잠들지 못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뉴욕증시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섰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미국주식 투자자들은 지난 27일(결제일 기준 29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티커명 NVDL)였다. 하루만에 2억8319만달러(약 4086억원)어치 순매수가 몰렸다. 이 상품은 엔비디아 주가 하루 변동폭의 2배만큼 손익을 내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순매수 2위 역시 엔비디아(2억2255만달러)가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에도 돈이 몰렸다. 순매수 3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SOXL, 1억7431만달러)였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을 묶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변동폭을 3배로 따라가는 ETF다. 순매수 4위는 나스닥 3배 레버리지 ETF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4912만달러), 5위는 테슬라(4032만달러), 6위는 브로드컴(3050만달러) 순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반도체주 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았다. 중국 딥시크가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인 'R1'을 내놓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휘청거렸다. 27일 엔비디아는 16.97% 폭락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5890억달러 증발해 하루 시총 감소폭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엔비디라 시총 순위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은 3위로 밀렸다. 브로드컴(-17.40%) TSMC(-13.33%) ASML(5.75%) 등 다른 반도체 관련주들도 함께 하락했다. 이 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7% 급락했다.

서학개미들의 '베팅'은 아직까지 성공적이다. 엔비디아는 이후 2거래일동안 4.53% 반등했다. 서학개미 순매수가 몰렸던 SOXL은 같은 기간 2.47%, TQQQ는 3.79% 올랐다. 월가에서도 딥시크 충격이 미국의 AI 투자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RBC캐피탈은 "AI 사용 비용이 낮아진다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더 경쟁력있는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며 "딥시크의 성공은 AI 소프트웨어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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