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올해 1분기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 호조와 광물가격 안정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주요 고객사의 수요 불확실성과 관세 이슈, 고평가 부담 등으로 증권가에서는 30일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298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2억원)를 상회했고,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 증가가 실적 반등의 주된 요인이다. 전기차(EV)용 양극재 판매액이 503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6% 증가했다.
여기에 광물가격이 안정되며 수산화리튬은 1분기 말 기준 kg당 9.5달러로 전분기와 동일했고, 니켈 가격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재고평가충당금 307억원을 환입하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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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창 에코프로비엠 본사 전경.(사진=에코프로비엠) |
회사 측은 유럽시장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헝가리 신규 공장 본격 가동을 통해 올해 매출과 이익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헝가리 공장은 연산 5만4000톤 규모로 내년 1분기부터 상업 생산을 개시할 전망이다.
유럽의 공급망 규제인 핵심원자재법(CRMA)과 EU-영국 무역협력협정(TCA)에 따라 현지 조달 비중이 높아질수록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또 미국에 비해 유럽향 양극재 판매 비중이 높아 미국발 관세 이슈의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향 매출 비중은 작년 비중 70%로 유진투자증권은 추정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이후의 불확실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45.9% 하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 이안나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저조한 유럽 가동률로 수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IBK투자증권도 “2분기에는 관세 영향에 따른 선수요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하반기 본격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낮췄다. 하나증권과 한화투자증권 역시 각각 10만5000원, 9만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특히 증권가는 앞으로 주요 고객사들의 실제 수요 확대와 신규 수주 여부, 가동률 개선 등이 단기 수익성과 주가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신규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안정적 거래선 확보가 시급하다”고 짚었다. 또한 최근 재고평가충당금 환입 효과를 제외하면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황이 저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절감 노력과 리튬인산철(LFP), 전고체 소재 개발 지속 등으로 최악의 업황에서도 펀더멘탈 훼손이 크지 않고 업황도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긍정적 분석을 내놨다. 단 목표가는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했다. 목표주가 하향은 현재 주가(29일 10만2400원)의 괴리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철회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 상장을 연내 재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회사 측은 “코스피 이전상장 재추진 시점은 실적 개선 추세를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