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공순이야“…정수기 기사 남편, 반도체 대기업 아내 비아냥 [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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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남편이 자식들에게 반도체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를 ‘공순이’라고 비아냥댄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남편이 자꾸 직업 가지고 비아냥거린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반도체 대기업 전임직으로 교대근무 한다는 A 씨는 “올해로 15년 차다. 라인 및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하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남편은 주간 근무 서비스직이고, 운전을 주로 해야 하는 직업”이라며 “자식들이 ‘엄마는 무슨 일 해?’라고 물으면 남편이 자꾸 ‘네 엄마는 공순이라고 한다’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참다못한 A 씨가 “애한테 왜 그런 식으로 말하냐”고 따지자, 남편은 “맞잖아. 공장 일하잖아”라면서 자식들한테 “너도 공부 못하면 엄마처럼 공장 다니고 교대근무 한다”고 아내의 직업을 깎아내렸다.

A 씨는 “한 달에 한 번은 저런 소리 듣는다. 애들 앞에서 저 무시하는 발언 해서 그런지 애들이 저한테 ‘엄마는 이것도 모르잖아’ 하면서 (남편처럼) 똑같이 그러더라”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자기는 고작 정수기 설치하면서 뭐 그리 잘났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연봉은 거의 두 배 차이인데 제가 남편한테 무시당할 입장이냐? 도통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그러면서 “공순이, 공순이 그러는 게 신경 거슬리는데 저만 예민한 거냐”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남편이 자식들에게 아내를 비하하면 자식들도 똑같이 본다. 제정신이냐”, “정말 최악의 아버지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정수기 설치 인력이 반도체 정밀 산업 직원을 비하하냐”, “연봉 2배 차이인데 그것도 자식들한테 설명해 주면, 남편분이 역으로 무시당하실 듯”, “정수기 설치 기사는 며칠 교육만 받으면 다 할 수 있지만 반도체 공장 직원은 차원이 다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A 씨가 재직하는 해당 기업은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노사 갈등을 겪었다. 이후 기존에 확정한 기본급 1500% 규모의 성과급에 더해 자사주 30주를 격려금으로 추가 지급하면서 성과급 논란을 잠재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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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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