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기억했다 5년 뒤 '보복'도…도심 까마귀 습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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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립생물자원관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여름철을 맞아 도심 곳곳에서 '큰부리까마귀'의 습격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시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까마귀는 지능이 높아 자신을 위협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보복'할 수 있어 맞대응을 피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전국 지방정부에 '큰부리까마귀 생태 및 관리업무 안내서'를 배포하고 대국민 안전 행동 요령을 발표했다.

최근 텃새인 큰부리까마귀가 살기 좋은 도심 녹지가 늘어나면서 주택가 번식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큰부리까마귀는 몸길이 50~60cm로 한국에 서식하는 까마귀 중 가장 몸집이 크고 두툼한 부리를 지녔다.

이들이 5~7월 사이 공격성을 띠는 것은 강한 '새끼 보호' 본능 때문이다. 매년 5월은 새끼가 독립을 준비하는 시기로, 아직 비행이 서툰 새끼 새들이 지면 가까이에 머물게 된다. 이때 부모 새는 둥지나 새끼 주변을 지나는 행인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머리나 목덜미를 향해 날아들어 강한 방어 행동을 펼친다.

지난해 SNS 등에는 까마귀에게 두부를 쪼이는 시민들의 영상과 실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다양한 사례들이 올라왔다. 그들은 "주먹으로 맞는 느낌", "진짜 위협적이다" 등의 고통을 호소했다.

기후부가 안내한 행동 요령에 따르면, 까마귀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우산이나 모자 등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까마귀와 직접 눈을 마주치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사람의 시선을 곧 위협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유인 요소가 될 수 있는 음식물 노출을 삼가고, 경고 표지가 있는 위험 구간은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 까마귀를 피하다가 넘어져 다치거나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2차 피해에도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까마귀가 공격한다고 해서 보복성 공격 등의 맞대응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지능이 뛰어난 까마귀는 자신을 위협한 사람의 얼굴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보복할 수도 있다.

실제로 2010년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 특정 가면을 쓴 연구진이 까마귀를 포획했다가 풀어주자 5년이 지난 후에도 까마귀가 해당 가면을 쓴 사람을 향해 공격성을 보였다. 심지어 동료들과 위험 대상의 얼굴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만약 까마귀의 공격으로 피해를 봤다면 즉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 뒤 119 안전센터나 지방자치단체 환경부서에 신고해야 한다. 부상을 당했을 경우 가까운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단, 독극물을 살포하거나 무허가로 포획을 시도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기후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서울대 연구팀과 협력해 도심 내 까마귀 개체군 분포와 공격 행동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 이채은 기후부 자연보전국장은 "반복되는 까마귀 공격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민의 행동 요령 숙지가 필수적"이라며 "야생생물과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대응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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