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이 1위를 뺏길 위기에 몰렸다. 그동안 '수호신' 골키퍼 이창근(32)의 활약을 앞세워 승점을 챙겨왔으나 결국 문제가 터졌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8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 수원FC와 원정 맞대결에서 0-3 대패를 당했다. 1위 대전이 최하위(12위) 수원FC에 망신을 당하는 충격패였다.
더 큰 문제는 대전은 이번 패배로 1위를 자리를 내줄 수 있다. 3경기 무승의 늪에 빠진 대전은 올 시즌 8승4무3패(승점 28)를 기록 중이다. 2위 전북 현대(8승4무2패)와 승점이 같다. 다만 대전이 다득점에서 +1을 앞서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북이 대전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언제든지 순위표가 뒤집힐 수 있다. 전북은 리그 10경기 무패(7승3무)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승세가 가파르다.
올 시즌 대전은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가 8골을 몰아쳤고, 브라질 미드필더 밥신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대전을 지탱한 건 수문장 이창근이었다. 웃픈 현실이다. 보통 리그 선두라면 득점을 넣는 공격수 등 다른 포지션이 주목 받을 만한데, 대전은 이창근의 선방쇼에 힘입어 힘겹게 승점을 쌓는 경기를 거듭했다. 지난 10일에 열린 FC서울전에서도 6개의 올렸고, 덕분에 대전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전 구단 SNS에는 "잘 버텼다"는 동료들의 말에 이창근이 "야 그만, 버티자. 힘들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답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전은 주중 코리아컵에서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고, 결국 전날 수원FC전에서 문제가 터졌다. 무려 30개의 슈팅을 허용하며 0-3 대패 굴욕을 겪었다. 변함 없이 이창근이 분투했으나 상대의 소나기 슈팅 속에 패배까지 막지 못했다. 후반 막판 3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사령탑도 위기가 찾아왔다고 인정했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수원FC전을 마친 뒤 "한 선수의 문제가 아닌 전체적인 밸런스 문제일 수 있다. 교체와 전술 등 저도 판단을 잘 못한 것 같다. 선수들은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회복하는 게 큰 일"이라면서 "마음이 안 좋다. 지금 흐름상 상당히 좋지 않은 첫 번째 고비"라고 말했다.
대전은 어떻게든 5월을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오는 24일 최하위에 위치한 대구FC를 만나지만, 악몽이 재현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번 수원FC전처럼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27일 상대 포항스틸러스는 강팀이고, 31일 FC안양 원정도 만만치 않다. 승격팀 안양은 올 시즌 홈 11경기에서 3승2무3패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황선홍 감독은 "고비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은 안 했다.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게 중요하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잘 회복해서 경기를 치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하나시티즌(흰색 유니폼)-수원FC 경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