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저임금이 세후 기준으로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18% 가까이 더 높다는 경영계 분석이 나왔다. 노동생산성은 G7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최저임금은 이미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1일 '주요 통계로 본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조정요인 분석'을 발표했다. 경총은 최저임금 수준, 임금·물가 상승률, 노동생산성, 최저임금 수용성 등을 토대로 내년도 최저임금 조정 요인을 따졌다.
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최저임금 연 환산액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세전 3만997달러로 나타났다. G7 평균인 2만9135달러보다 6.4% 높다. 세후 기준으로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한국은 2만7571달러로 G7 평균 2만3390달러를 17.9% 웃돌았다.
경총은 최저임금 대상 계층의 세율 차이가 세후 격차를 키운 것으로 봤다. 평균임금 대비 50% 근로소득 계층의 세율은 한국이 11.1%를 나타냈다. G7 평균은 19.6%. 최저임금 근로자가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을 기준으로 볼 경우 한국의 최저임금 부담 수준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의미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도 높았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60.5%였다. OECD 국가 중 9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G7 평균은 49.3%에 그쳤다. 프랑스(62.5%)와 영국(61.1%)만 한국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경총은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도 문제로 봤다. 지난해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52.7%를 기록했다. 경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고용에 부정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제시한 35%를 넘어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상승 속도도 가팔랐다. 2015년 5580원이던 최저임금은 지난해 1만30원으로 뛰었다. 증가율은 같은 기간 79.7%에 달했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2.9%, 명목임금 상승률은 39.6%에 그쳤다.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법정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경총은 법적 최저임금 인상률이 지난 10년간 115.9%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2019년 최저임금 10.9% 인상과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영향으로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이 2018년 131만원에서 2019년 174만5000원으로 뛴 점이 반영된 결과다.
노동생산성과 비교해도 최저임금 상승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대비 지난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12.4% 증가했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2.5% 감소했다. 최저임금 상승 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국제비교에서도 생산성 격차가 확인됐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PPP 환율 기준 55.2달러. G7 평균은 80.2달러다. 한국은 G7 평균과 비교해 68.8%에 그쳤다. 미국(100.1달러), 독일(91.2달러), 프랑스(82.9달러)와도 차이가 컸다.
현장 수용성도 낮아졌다는 게 경총 판단이다.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12.4%로 집계됐다. 2001년(4.3%)과 비교하면 약 3배 수준이다.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수는 같은 기간 57만7000명에서 276만9000명으로 늘었다.
업종별 격차도 상당했다. 숙박·음식점업 최저임금 미만율은 2001년 6.4%에서 지난해 31.6%로 뛰었다. 반대로 제조업은 3.7%에 머물렀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30.3%에 달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1.8%뿐이었다.
소상공인 영업 여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를 보면 지난해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월평균 영업이익이 200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저임금 월 환산액(209만600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우리나라는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연환산 최저임금 등 최저임금 수준이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한 반면, 노동생산성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하 이사는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단일 기준으로 결정함에 따라 법적 강행임금인 최저임금은 숙박·음식업점과 5인 미만 사업장 등 현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장을 기준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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