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걀과 닭고기, 대파, 수박 등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란은 10구의 월평균 소비자 가격이 사상 처음 5000원을 넘어섰다. 예년보다 빠른 폭염에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7~8월이 물가 관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특란 10구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522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3786원)보다 38.6%, 전달(4476원)보다 16.7% 오른 수준이다. 특란 10구 월평균 소비자가격이 5000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육계(닭고기) 소비자 가격도 ㎏당 665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5568원)보다 19.4% 상승했다.
달걀과 닭고기 가격 상승은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겨울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API) 여파로 산란계 살처분이 이뤄졌고 사육 밀도 개선 조치도 공급 감소에 영향을 줬다. 예년보다 빠른 무더위로 삼계탕 등 보양식 수요가 증가한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다른 농산물과 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대파 가격은 ㎏당 282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2388원)보다 18.4% 상승했다. 적상추와 청상추 가격도 다시 100g당 1000원대로 올라섰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은 한 통 평균 가격이 2만4292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8.9% 뛰었고, 국민 생선으로 꼽히는 고등어는 수입산(염장) 1손당 소매가격이 이달 1만803원으로 1년 전보다 26.5% 급등했다.문제는 본격적인 여름철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은 이달 18일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는데 이는 지난해(6월 30일 첫 발령)보다 12일 빠르다. 기온 상승은 농작물 생육 저하와 가축 폐사, 양식 수산물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농수산물 가격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후 변화로 기상재해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달 17일 ‘여름철 농축산물 수급안정대책반’을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해양수산부는 다음 달 중순까지 정부 비축 수산물 최대 8000 t(톤)을 시장에 공급하고, 양식장이 높은 수온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장비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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