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백서, 공천 활용 가능… 고름 짜내겠다” 친윤 겨냥

11 hours ago 5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내정 일성
“중립적 외부 인사에 백서 맡길것”
“국힘 사망 선고 직전 코마 상태”
전당대회서 당대표 불출마 시사

野 비대위장 “안철수, 당 개혁 적임자”
2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왼쪽)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사망 선고 직전인 국민의힘을 살려내겠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野 비대위장 “안철수, 당 개혁 적임자” 2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왼쪽)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사망 선고 직전인 국민의힘을 살려내겠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대선백서를 제대로 쓰면 결국 그게 다음 공천 심사에서도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4선·경기 성남 분당갑)은 2일 내정 직후 동아일보와 만나 “중립적인 인물들로 대선백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에 대해 “악성 종양이 이미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여서 집도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치유를 믿고 있는 모습”이라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대선 패배 이후에도 당 개혁 시도조차 시작하지 못한 당의 상황을 사망 직전의 중증 환자로 비유하며 강력한 처방전을 꺼내들겠다고 예고한 것.

수도권 중진이자 당내 개혁파로 분류되는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쇄신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위원장 인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안 의원 내정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공계 출신으로서 의사, 대학교수,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두루 경험하신 분으로 과감한 당 개혁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대선백서 총선 평가 자료 될 수도

안 의원은 이날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저부터가 당이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입장이었다”며 “제안이 왔을 때 주장만 해놓고 뒤로 빠지는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혁신위의 핵심 작업으로 ‘대선백서’ 작성을 꼽았다. 국민의힘을 대선 패배로 이끌었던 계엄과 탄핵, 대선 후보 단일화 및 교체 시도 파동을 모두 기록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서 혁신이 시작된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대선백서는 친윤(친윤석열)계와 당내 구(舊)주류에게 메스를 들이대는 도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일련의 사태로 지금은 국민들이 우리 당을 쳐다보기도 싫다고 한다”며 “개혁 메시지만 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신뢰 확보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특히 대선백서가 향후 공천 심사에 활용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백서를 제대로 쓰면 결국 그게 다음 (공천) 심사에서도 기초자료로 쓸 수 있을 것 아니냐”며 “다만 당무감사 해서 벌주는 그런 차원이라기보다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백서 작성은 중립적인 외부 인사에게 맡긴다는 방침이다. 안 의원은 “지난 총선백서도 마찬가지지만, 당내 의원이 백서를 맡으면 계파에 따라 이해가 오간다”며 “중립적이어야 객관적으로 사실관계가 다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혁신위에 대선백서TF를 따로 두고 혁신작업과 대선백서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의식불명) 상태에 놓여 있다”며 “메스를 들고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고 강조했다.

● 安, 전당대회 불출마 시사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 임명이 의결되면 혁신위원 인선부터 나설 전망이다. 그는 “원내뿐만이 아니라 원외라든지 외부인사까지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는 7∼9명을 고려하고 있다.

혁신위원 인선 기준에 대해선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포괄하겠다”면서도 “영남 출신이어도 개혁적인 사람이 있고, 수도권이어도 개혁적이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일단 개혁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을 인선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 합류 여부에 대해선 “구태여 계파를 나누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안 의원은 “당헌당규 개정, 개헌 등 필요한 부분 등 분류를 해서 혁신위에서 얘기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이거 맡으면서 전당대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지금은 이게 더 급하다고 판단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코마 상태의 국민의힘, 반드시 살려내겠다”며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 의심과 회의, 저항과 힐난이 빗발칠 수 있지만,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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