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까지 과정을 담은 영화 '하얼빈'이 일본에서 개봉했다.
'하얼빈'은 4일 도쿄 신주쿠, 이케부쿠로, 시나가와 등에 있는 10개 극장에서 선보여졌다.
'하얼빈'은 일본 홈페이지를 통해 "1909년 조국 독립을 위해 안중근과 동지들은 이토 히로부미를 쫓아 중국 하얼빈으로 향한다"며 "역사적 사건의 이면을 장대한 스케일로 그린 극한의 서스펜스 엔터테인먼트"라고 소개했다.
도쿄신문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하얼빈' 현지 시사회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현빈이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사건을 그렸다"며 "여러분의 감상이 궁금하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현빈은 tvN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빈은 '하얼빈' 캐스팅 후 한류스타로서 안중근 배역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담감은 1%도 없었다"며 "제가 고민했던 건 안중근 장군에 대한 존재감 때문이었다. 일본과 관련된 우려는 주변에서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자체는 우리나라의 아픈 기억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으면 안 되는 기록"이라며 "우리나라를 자리 잡게 해주신 한 분을 연기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중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은 일본 배우 릴리 프랭키는 "('하얼빈'이) 서로의 나라에서 상영되는 것이 평화의 상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릴리 프랭키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아트디렉터, 디자이너, 작사가, 작곡가, 포토그래퍼까지 배우 활동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에서 독특한 가장 역할로 등장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간토대지진 직후 벌어진 무차별 학살을 소재로 삼은 영화 '후쿠다무라 사건'을 연출한 모리 다쓰야 감독은 '뉴스위크' 일본판에 남긴 글에서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같은 과오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서"라며 "일본인은 이 영화를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화가 너무 진지한 점 등은 불만"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하얼빈'은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작품. 지난해 12월 24일 개봉해 관객 491만명을 동원했다.
일본을 포함해 전세계 117개국에 판매됐고, 지난해 12월 25일 미국과 싱가포르 개봉을 시작으로 순차 개봉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