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美장기국채도 투매…팬데믹 이후 최대 하락

1 week ago 8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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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시간으로 9일 자정 직후 트럼프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면서 전세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장기 미국채에서도 매도가 발생해 채권 금리가 순식간에 급등했다.

9일 외신들에 따르면,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매도가 이어진 가운데 금과 더불어 최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장기 미국채에서도 매도가 발생했다.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약 13베이시스포인트(1bp=0.01%) 급등한 4.40%에 달했다. 이번 주에만 45bp 이상 올랐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큰 미국채 매도는 외국 투자금이 미국 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채를 대량 보유해온 중국 투자금이 미국채를 내다팔 가능성도 거론했다. 미국채와 달러가 떨어지는 동안 투자자들은 금과 스위스 프랑, 일본 엔화로 몰렸다.

미국 국채의 내재적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극단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환율 변동성은 2년 만에 가장 높아졌으며, 주식 변동성은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날 반등 시도후 실패한 뉴욕 증시에 이어 이 날도 아시아증시와 유럽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니케이지수는 전 날보다 3.9% 떨어졌고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1.7% 내렸다. 항셍 지수는 중국 정부가 강력한 시장 지원을 내놓으면서 상승세로 마감했다.

유럽의 스톡스 600지수도 런던 시간으로 오전 9시 30분에 3.3% 하락했다.

전 날 반등 시도에 실패하고 하락으로 마감했던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이 날 개장전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선물과 S&P500 지수 선물은 각각 0.4% 0.3 % 떨어졌다. 나스닥 100 선물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달러 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주요 10개국(G10) 통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으로 몰렸다. 달러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 0.9% 하락한 145엔에 거래됐고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 0.5% 하락한 0.843 스위스 프랑에 거래됐다. 유로화도 약 1% 상승해 1.10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에너지 수요 전망에 대한 우려로 국제 유가는 한 때 4%까지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1.30달러로 2.4%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3.3% 내린 57.59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상승세를 회복하여 2% 오른 온스당 3,005달러에 거래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 여파로 중국 등 주요 외환 보유국들이 미국채에 대한 입장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일본 메이지 야스다의 투자 기획 및 연구 부장인 기타무라 케니치로는 "중국이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채 매도에 나섰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큰 손 투자자들은 금융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통화, 정치, 지정학적 질서에 "평생에 한 번 있을지도 모를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날 “의약품에 대한 매우 큰 관세”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 우편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알리,테무 등의 저가 패키지수입에 대해서도 기존에 발표한 관세율을 세 배로 인상했다.

JP모건은 올연말까지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60%라고 추정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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