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츠 고르고, 꾸미는 재미에 푹
가성비·개성 다 잡은 ‘볼꾸’열풍
동대문부자재상가 방문객 늘어
“나만의 개성을 담은 볼펜을 직접 만들 수 있어 좋아요. 파츠를 하나하나 고르면서 꾸미는 재미도 쏠쏠하죠.”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볼꾸(볼펜 꾸미기)’ 열풍이 불면서 서울 동대문종합시장 5층 악세사리 부자재상가가 인기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응꾸(응원봉 꾸미기)’에 이어 볼펜, 키링 등 나만의 굿즈를 직접 꾸미는 문화가 확산되며 관련 부자재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매일경제가 최근 방문한 동대문부자재상가는 이른 오전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친구와 함께 온 20대, 방학을 맞아 어머니와 함께 온 초등학생 등 다양한 연령층이 상가를 찾았다. 입구는 발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상가 곳곳에 배치된 보안요원들은 “공간이 부족하니 매대 쪽으로 붙어달라”고 연신 안내했다.
볼꾸는 장식이 없는 볼펜대에 다양한 파츠를 꿰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DIY(직접 제작) 활동이다. 복잡한 작업 없이 현장에서 바로 완성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액세서리 소품을 판매하는 소영화 씨(55)는 볼꾸 유행 이후 볼펜에 꿸 수 있는 파츠 매입량을 평소보다 50% 이상 늘렸다. 소씨는 “열흘 전부터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손님이 80% 이상 늘었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상가가 한산했는데, 요즘은 활기를 되찾아 기쁘다. 유행이 오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노연주 씨(29)도 “겨울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인데 최근 1~2주간 매출이 급증했다”며 “대부분이 볼꾸 관련 상품”이라고 전했다.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도 볼꾸의 인기 요인이다. 볼펜대가 600~1000원, 파츠 하나가 500~1000원 선으로, 약 3000원이면 커스터마이징 볼펜을 완성할 수 있다. 여러 파츠를 사두고 때와 기분에 따라 볼펜을 다르게 꾸미는 재미도 크다.
이날 동대문부자재상가를 찾은 김나경 씨(41)와 딸 최보경 양(11)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볼꾸를 접하고 화성 동탄에서 2시간을 들여 이곳을 방문했다. 최 양은 “나만의 볼펜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며 “친구들 선물용으로도 몇 개 더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동대문을 찾은 한지안 양(13)은 “유튜브에서 보고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마음에 드는 파츠가 너무 많아 용돈 2만원을 넘게 썼다”며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볼펜 파츠를 바꿔낄 것”이라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직접 꾸미고 만드는 ‘프로슈머(생산형 소비자)’의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아를 표현하고 만족감을 얻는다”며 “다이어리·신발·모자 등 물품은 달라져도 꾸미기 문화는 꾸준히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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