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마시는 티백의 배신…“수백만 개 이것 나온다”

ⓒ뉴시스

어묵 국물, 마시는 차 종류 등을 통해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티백이 수백만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방출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티백에 담긴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깊숙이 작용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에 게재된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 이집트 소하그 대학교, 독일 라이프치히의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 팀의 협력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폴리머 기반 상업용 티백을 우려내면 “수백만개의 나노 플라스틱과 미세 플라스틱이 방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티백은 주로 종이 재질로 제작되는데, 폴리아미드(나일론)나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락틴산(PLA) 등과 같은 플라스틱이 사용되기도 한다.

매체가 인용한 학술지에 따르면 연구진은 티백에서 방출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을 확인하기 위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3개 브랜드 티백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각각 폴리아미드(나일론), 폴리프로필렌, 셀룰로스 고분자로 만들어진 티백이다.

그 결과 폴리프로필렌 소재 티백에서는 평균 136.7nm 입자가 mL 당 약 12억개, 셀룰로스 티백에서는 평균 244nm 입자가 약 1억 3500만개, 나일론 티백에서는 평균 138.4nm의 입자가 약 818만개 방출됐다.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티백에서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인데, 차 한 잔을 100mL로 가정했을 때 한 잔에서만 약 1200억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어 플라스틱 입자를 염색해 인간의 장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점액을 생성하는 장 세포가 미세·나노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흡수했고, 이 중 일부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세포핵까지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티백에서 우러난 엄청난 수의 미세·나노플라스틱 입자가 점액을 통해 장 세포에 흡수되고, 이후 해당 세포가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학술지를 통해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이 점점 더 우려스럽다”며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인체의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세 플라스틱은 5㎜ 이하인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뜻한다. 또 나노미터(nm) 단위로 쪼개지는 미세 플라스틱을 나노 플라스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물리적 마찰에 의해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바다에 버려진 폐기물 등에서 검출된다.

이를 통해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인체로 침투해 염증 수치를 높이는 등 면역 체계를 변화 시키거나, 대사 장애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