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치매, 10년 간 3.6배 증가…15가지 위험 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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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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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함께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인 치매.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그래서 노년기에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65세 이전에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노인성 치매와 구별해 조발성 치매(young-onset dementia)라 부른다.

‘남의 일’이라며 외면하기엔 발병 건수가 적지 않다. 작년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발성 치매 환자 수는 2009년 1만 7772명에서 2019년 6만 3231명으로 10년 간 약 3.6배 증가했다.

40~50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젊은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언어 장애, 운동 장애 등 임상 증상이 다양하다. 조발성 치매에 걸리면 한창 사회생활을 할 나이에 경력이 단절된다. 자녀를 돌보고 가족을 부양할 시기라 경제적 어려움을 피하기 어렵다.

아직 팔팔할 나이에 덜컥 찾아오는 조기 치매의 원인은 뭘까.

영국 액서터 대학교와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교 연구진이 이를 밝혀냈다. 2023년

‘미국의사협회 신경학회지’(JAMA Neurology)에 발표한 이들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조발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위험 요인들이 있다.

연구진은 65세 이전에 치매가 생기는 이유를 찾기 위해 영국 전역의 65세 미만 35만 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리고 조기 치매와 관련된 15가지 요인을 찾아냈다. 유전 같은 통제가 불가능한 일부 요소도 있지만 생활 습관을 바꾸면 예방 가능한 것이 더 많다.

조기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 15가지는 다음과 같다.

△사회적 고립 △낮은 정규 교육 수준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미치는 마커인 ApoE4 ε4 유전자 변이 두 가지 보유 △비타민 D 결핍 △청각 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알코올 무섭취(금주) △우울증 △높은 C-반응성 단백질(염증에 대한 간의 반응으로 생성 됨) △악력 저하(신체적 허약) △기립성 저혈압 △뇌졸중 △당뇨병 △심장 질환.

알코올의 경우 지나친 음주가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 반면 금주가 위험 요소로 드러난 것은 건강 관련 의학적 문제로 술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ApoE4 ε4 유전자 변이 보균자나 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요소는 당사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요소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조발성 치매 위험 요인 15가지는 저명한 치매 전문가 27명이 활동하는 ‘랜싯 치매 위원회’가 공개한 관리 가능한 치매 위험 요소 14가지와 겹치는 것이 많다.
랜싯 치매 위원회가 밝힌 치매 유발 위험 요소는 △낮은 교육 수준 △청각 장애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과도한 음주 △외상성 뇌 손상 △대기 오염 △사회적 고립 △시력 저하다.

위원회는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를 잘 관리할 경우 치매 발병의 45%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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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발성 치매 위험 요인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생활방식을 통해 예방 가능한 부분이 꽤 많다.연구 저자 중 한 명인 마스트리히트 대학교의 신경역학자 세바스찬 쾰러 교수는 “신체적 요인 외에도 정신 건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만성 스트레스, 고립감, 우울증을 피하는 것이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신경·정신과 조교수인 아르만 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조기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세 가지 생활습관을 제안했다.

먼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을 줄이고 심장을 자극하는 신체 활동을 늘려야 한다.

페샤라키-자데 박사는 “매일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면 신경·인지기능 향상 등 광범위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며 “신체 활동이 신경 생성(새로운 뉴런과 시냅스 형성), 혈관 형성(새로운 혈관 생성)을 촉진할 수 있으며 기분을 좋게하는 이점도 있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두 번째, 영양이 풍부한 음식 섭취. 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지중해식 식단을 추전했다.
그는 “녹색 잎채소, 올리브 유, 연어, 블루베리와 같은 식품군을 포함하는 식단에는 비타민, 오메가-3 지방산, 항산화 물질 등 신경 보호 인자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셋째, 정신 건강 유지.
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정신을 맑게 유지하기 위해 인지·기분·사회적 자극을 권장했다.

그는 “인지적 자극의 경우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세미나에 참석하고, 음악을 듣거나 춤을 추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정신을 집중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분 자극은 마음 챙김이나 요가 같은 스트레스 감소 방법과 관련이 있다.

사회적 자극은 매우 간단하다. 다른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고 가능한 한 많은 대화를 나누면 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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